미니만 입으면 모두 OK?
미니만 입으면 모두 OK?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8.24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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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디자이너 메리퀀트가 말하는 아름다움!

[북데일리] “그녀는 하나의 문화 현상이었고, 비즈니스계의 토네이도였으며, 여성의 삶에 있어서는 여전히 매력적인 스토리이다.”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이자 <코코 샤넬: 전설과 그리고 삶>저자가 ‘미니스커트의 창시자 메리퀀트’를 표현한 말이다. 메리퀀트는 사실 우리에겐 낯선 이름이다. 패션의 대명사는 샤넬 정도만 아는 패션의 문외한 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여자를 완성한 여자 메리 퀀트>(2012.책읽는수요일)는 디자이너 메리퀀트의 자서전이다. 하지만 자서전이 주는 고리타분함과는 거리가 멀다. 자서전들이 흔하게 가지고 있는 ‘자기 커리어 중심의’, ‘디테일은 제외한’, ‘어린 시절의 나열’들로부터 벗어나 있다. 그녀는 책을 통해 변화를 두려워했던 사람들에게 말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은 곧 ‘천박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디자인 세계에 첫 발을 내딛을 때부터 나는 패션의 미래가 재봉사들이 손으로 한 땀 한 땀 꿰매 만든 옷에 있지 않을 거라고 말해왔다. 처음부터 나는 대중들을 위한, 대량 생산을 위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오늘날 최신 기술인 스마트폰과 아이팟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60쪽

그녀가 ‘바자’를 열어 세간의 이목을 끌었을 때를 회상하며 한 말이다. 일부 특권층만 누렸던 세련된 옷을 대량생산이라는 앞선 생각으로 시장성을 확보한 것. 그녀의 혜안은 혀를 내두를만하다.

하지만 그녀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의류디자인에서 화장품, 가구, 카펫 심지어 자동차 디자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은 실로 놀랍다. 그녀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디자이너였다. 그 열정은 더 아름다워지기 위한 열망에서 비롯됐다. 그것이 평범한 도구들을 재탄생시키는 형태로 발현된 것이다. 그 단적인 예로 책은 팬티스타킹이 그녀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디자이너의 자서전답게 패션에 관한 팁을 제공하고 있는데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던지는 한 마디로 그녀의 진취적인 성향을 단번에 읽을 수 있다.

“첫 번째 샘플에는 약간 너무할 정도다 싶은 디자인을 넣어라” -144쪽

이런 파격을 선보이라는 그녀의 사고가 미니스커트와 핫팬츠를 탄생시킨 게 아닐까. 21세기 하의 실종의 정점은 이미 20세기에 선보여졌다. 그녀의 실용적인 여성의복은 섹슈얼리티를 극대화시키지만 그 속에는 페미니즘을 찾아보긴 힘들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책<여자를 완성한 여자 메리 퀀트>에는 그녀의 인생의 이야기도 담겨 있어 인간적인 메리퀀트의 이야기에 좀 더 진지하게 반응하게 한다. 다만 책을 읽다보면 그녀의 제품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길이 없어 아쉽다.

여성 독자라면 책장을 덮을 무렵 미니스커트만 입고 나간다면 뭐든 해결 될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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