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울멍'이 뭐야? 알고보니 깊은 뜻!
'슈울멍'이 뭐야? 알고보니 깊은 뜻!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8.09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문화 사회'의 이슈 동화로 녹여내

[북데일리] 다문화가정이라는 말이 이제 낯설지 않다. 언론 매체에서 시시각각 다뤄지는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겪는 어려움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다문화관련 동화 또한 많이 출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눈에 띄는 다문화동화 시리즈가 출간 됐다. 바로<슈울멍 이야기>(2012.작가와비평)다.

책에 따르면 이번 시리즈의 기획자와 작가는 최근 출간 된 다문화동화들이 선한 의도와 다르게 ‘도식성과 상투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문화라는 무게감에서 벗어나 재밌는 동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슈울멍 이야기>는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유행처럼 반짝이다 사라지는 소재중심의 동화에서 벗어나 체계를 갖춘 이야기를 만들자는 기획아래 만들어진 책이다.

책 제목 '슈울멍'은 한 아이의 별명이다. 슈퍼울트라멍청이라는 줄임말로 본래 이름은 수우명으로 혼혈아다. 주인공 은찬이는 이상한 행동들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는 슈울멍에게 눈을 뗄 수가 없다. 슈울멍에게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유치원 때 늘 책만 보던 나는 친구가 없었어. 나에게는 친구가 없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어. 아는 사람과 친구는 다르다고 이야기했을 때, 마마(엄마)와 유치원 선생님들은 나를 더욱 이상하게 봤어. 나는 늘 너를 보면 나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 너도 나를 본적이 있니? -132쪽

유치원 때 왕따를 경험한 은찬이는 슈울멍을 대하는 같은 반 친구들의 행동에 속상해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괴롭힘에도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세계에 있는 슈울멍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3년 내내 슈울멍과 친해지고 싶었던 은찬이는 용기를 내어 슈울멍 집으로 가게 되고 슈울멍이 말하던 지하세계로 빠지는데...

책은 다문화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꺼내 동화에 녹여내는 동시에 환타지요소를 더해 속도감 있게 읽힌다. 특히 마지막부분 슈울멍이 주인공에게 하는 말은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어 작품의 주제를 분명히 한다.

“강은찬, 너 이거 알아? 사람들은 말이야, 자신과 다른 모습을 한 사람들 하고는 친구가 되려고 안 해. 친구가 되려고 거리를 좁히기보다는 오히려 거리를 벌리려고만 해.”

“나의 세계에는 네가 있지만 너의 세계에 내가 없다면, 우리라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걸.” -167쪽

<슈울멍 이야기>는 어른보다 더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은찬이를 통해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별 못하는 우리사회를 질타한다. 특히 ‘다르다는 것을 못견뎌하며 무시와 홀대를 일삼는 무지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할 때다’라 말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