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집 떠날 때 꿰맨 양말 줘 보내"
"아이가 집 떠날 때 꿰맨 양말 줘 보내"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2.03.14 0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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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혜 박사 새책 '나의 길을 간다는 것' 출판기념회

1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병혜 박사 출판기념회.

[북데일리] 아이들이 자라 집을 떠날 때마다 많이 기워서 껄끄럽게 된 양말을 줘 보냈다. 어려울 때는 그 양말을 신고 서서 그 촉감을 느껴보라며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그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라.' 이는 그녀의 아버지가 늘 해줬던 말이다.  

독립운동가 장택상 선생의 딸 장병혜 박사 이야기다. 그녀는 40여년 간 한국, 미국,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교육자이다.

13일 중구 명동 프레스센터에서 장 박사의 새 저서 <나의 길을 간다는 것>(센추리원. 2012)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녀는 감춰졌던 한국 근현대사 뿐만 아니라, 지금의 우리사회와 정치, 자녀교육 원칙과 한류에 대한 생각을 다양하게 풀어냈다. 특히, 독립투사의 딸답게 국가와 애국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다.

“국가와 우리는 공동체입니다. 지금 민주주의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생각과 추진력을 정립하고 밀고나가야 합니다. 뜨개질 할 때 구멍이 숭숭 뚫리죠. 구멍이 있게 느슨하게 짠 것이 활동력이 있고 더 따듯합니다. 민주주의는 구멍이 뚫린 것 같은 불완전한 체제입니다. 하지만 왜 추진해야 할까요? 느릴 지라도 국민들의 의견이 다 모여져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재주의는 빨리 빨리 잘 진행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의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국민들이 국가가 하는 일에 대해 실망하고, 반대하고 포기 상태여서 그렇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그녀는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우리 판단으로, 우리의 통찰력으로 뽑아야 한다.(...) 민주주의의 권리를 포기하지 말고 투표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류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무대에서 일본사람, 외국인들처럼 춤추고 노래하는 것이 한류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진짜 한류는 우리 고유의 문화, 애국심, 정신이 스며들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이끌어 나가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자녀교육에서 중점을 둬야 할 부분에 대한 한 워킹맘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녀는 “기본을 갖춘 아이로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기 갈 길을 자기가 개척하고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어머니의 역할은 학교 과목을 가르치는 게 아니며, 예의바르고 자기 자신을 알고, 국가를 아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

16여 년 전 뇌출혈로 인해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경험 이후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봤다는 그녀. 은퇴 후 미국에서의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고 고국에 돌아와 전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많은 깨우침을 전해준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점검해 볼 시점이다.

“네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네가 지금 서 있는 곳의 위치를 분명히 인식해라. 그리고 나서 네가 그곳에 왜 왔는지를 생각해라. 그러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분명 깨닫게 될 것이다.”- <나의 길을 간다는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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