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스키어, 83세 수상구조원
93세 스키어, 83세 수상구조원
  • 노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2.02.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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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넘어서도 현역으로 일하는 노익장들

 

 

[북데일리] 91세 만화가에서 85세 만담가, 51세 경마 기수, 88세 파일럿, 93세 스키어, 90세 DJ, 90세 바텐더, 83세 수상인명구조원까지.

오, 놀라워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 지금도 한결같이 외길을 걷고 있는 최고령 프로페셔널들의 삶이 있다. 일본 이야기지만 독자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한다. <평생 일할 수 있는 즐거움>(상상너머. 2012)이야기다. 책은 고령화 시대, 100세 시대를 앞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이들은 ‘현역’을 지키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의지를 발휘한다. 인명구조 활동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려는 수상인명구조원 할아버지의 의지는 다음과 같다.

‘매년 4월에 스스로 생각해낸 세 가지 신체 테스트를 해보고 합격하면 현역에 계속 머무르는 식이다. 첫 번째 집에서 해안까지 4.5킬로미터 되는 거리를 자전거로 1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가, 두 번째 도중에 있는 경사가 심한 언덕을 자전거로 한 번에 올랐을 때 숨이 차지 않는가, 세 번째 해안에서 30미터 앞에 있는 테트라포드(사방으로 발이 나와 있는 콘크리트 블록)까지 잠수해서 헤엄쳐 갈 수 있느냐이다.’

의지 외에 하는 일 자체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최고령 현역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노래는 재미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103년은 좀 긴 것 같다.(웃음) 나는 스스로 103년 동안 잘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하루하루가 정말 즐겁다. 젊은 친구들 중에서는 ‘하고 싶은 일이 없다’라든지 ‘일상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왜 그렇게 말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최고령 성악가’중에서

책 중 최고령 만화가는 산속 깊은 곳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사람 비유를 든다. 한 통을 배달하기 위해 정상까지 자전거를 등에 지고 올라가는 그에게 물었다.

“이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 지겹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나요?”

그러자 그는 “정상에 오르면 그곳 사람들이 고마워하며 기쁘게 맞아줘요. 무척 뿌득해요. 게다가 내려올 때에는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고,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요. 이런 게 바로 일석이조 아닌가요.”라고 답한다.

책에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최고령 만화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옆에서 보기에 안쓰럽고 힘겨워 보이는 일도 실제로 해보면 재미가 있다. 무엇보다 스스로 재미있다고 느끼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 이렇게 해서 자신에게 맞는 일이 되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돈도 들어온다. 세상사가 다 그렇다.’

이 책은 오십, 육십의 ‘노인 아닌 노인’들에겐 안일함에 대한 죽비다. 한편으로 새파란 이, 삼십대 젊은이들에겐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영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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