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에 대처하는 법
'불편한 진실'에 대처하는 법
  • 김현태기자
  • 승인 2012.02.01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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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나 자기계발 책 같은 '헛소리'의 허구

[북데일리] 이성을 마비시키는 가짜 합리성에 대항하는 논리학 백신. <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와이즈베리. 2012)의 부제다. 이 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선 원 제목 속에 들어 있는 ‘지적 블랙홀’이란 개념이다. 그는 우리 주변에 만연한 비합리적인 믿음의 덫을 ‘지적 블랙홀’이라고 명명한다.

사람들은 21세기가 되어서도 여전히 광신론이나 음모론, 혹은 UFO, 점성술이 줄지 않고 있다. 또한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식의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로 등극한다.

저자는 이러한 지적 블랙홀이 무심코 빠져들기는 쉽지만 빠져나오기는 힘든 ‘심리적 파리지옥’ 같은 체계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러한 지적 블랙홀에 빠진 사람들은 주변의 이성적 비판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믿음 체계를 어떻게든 보호하고 합리화하려는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더 문제는 이 지적블랙홀로 인한 문제가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강대국 원수의 전략 결정, 예컨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의 근거에서도 발견된다는 점이다.

책에 따르면 이 같은 비합리성에는 8가지 가짜 합리화 전략이 있다. 저자는 논리, 철학, 과학, 심리학 등을 근거로 이들 전략이 작용하는 방식과 논리적 맹점을 분석해낸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 사례들이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외계인, 초능력, 광신론 같은 맹목적 믿음의 사례에서부터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론이나 포스트모더니즘 등의 사회문화적 이론, 정치경제 이론과 주장, 대체의료, 자기계발도서 신드롬 사례 등 온갖 분야를 넘나들며 알려준다.

예컨대 8가지 합리화 전략 중 ‘일화 나열하기’의 사례는 이렇다. 보통 개인의 간증 사례만 나열된 기도의 치유 효과, 사랑이나 사업 혹은 인생 성공의 비결을 알려주겠다며, 그 증거로 온갖 사례들을 나열하는 자기 계발 도서나 강의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효험 없었던 일화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효험 있었던 일화만을 장황하게 나열하여 대중의 설득력을 얻는 전략이다. 이는 자신들의 치료약으로 효과를 본 극히 일부 사례를 들어 약을 선전하는 엉터리 약장수들이 즐겨 쓰는 수법과 다름없다는 것.

‘거짓 심오’도 합리화의 한 방법이다. 이는 지극히 뻔한 이야기를 심오해 보이도록 하는 전략이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비즈니스나 마케팅이나 자기계발 강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흔히 사용한다.

이를테면 ‘행복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와 같은 진부한 말을 ‘긍정적인 태도는 높은 전염성을 가진다’라는 형태로 바꾸는 경우다. 또한 어렵고 복잡한 전문용어들을 나열하거나 ‘삶이란 종종 죽음의 한 형태다’라는 식의 모순적인 말을 하여 자신의 견해나 믿음이 꽤나 심오한 무엇인 것처럼 꾸미는 것이다.

책에는 도킨스부터 보드리야르에 이르기까지 여러 철학적, 과학적, 신학적 사례를 통해 비합리적 사고나 믿음, 혹은 이데올로기의 허구를 짚었다. 한마디로 불편한 진실에 대해 대처하는 법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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