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진 속의 놀라운 실체
가족 사진 속의 놀라운 실체
  • 우보 시민기자
  • 승인 2012.01.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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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인기 미스터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 작품

[북데일리]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퀴퀴 냄새 가득한 방에 모방범 3권이 언제 내 안전(眼前)에 올지는 모르지만 그녀가 워낙 추리소설로 명성을 떨치고 수많은 애독자들이 있기에 고구레 사진관을 접하면서 작품의 스토리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교차했다. 고구레라는 뜻은 사전에 찾아 봐도 나오지 않았는데 어둠이 시작되는 어스름정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한 의미를 생각하면서 고구레 사진관의 스토리를 나름대로 이야기의 전개와 상상, 예측을 해가면서 읽어 내려 갔다.

‘염사(念寫)’는 비록 실제론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의 마음 속에 깊게 자리한 대상이 강렬하게 작용하여 환영 비슷하게 흐리게 나타나고 그 마음 속에 떠올린 영상을 필름에 인화시키는 힘을 가진 사람들을 염사라고 한다.죽은 자의 영혼과 산 자의 마음이 교감작용을 하지 않았나 싶다.예전 친척 중에 마음이 허하여 헛귀신을 봤다느니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한 채 마음이 허할 때 죽은 사람이 걸어 들어온다든지 했다는 섬뜩한 얘기도 전해 들었다.

에이이치의 학교와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온 에이이치(일명 하나짱) 가족은 2층 목조건물이 사진관으로 쓰였던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에이이치는 불명의 사진 한 장을 발견하면서 피사체와는 다르게 뿌옇게 보일듯 말듯한 심령 사진을 발견하면서 사진의 주인공을 부동산을 비롯해 고구레 사진관의 주인 고구레씨와 사진관의 발자취, 사연을 알만한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심령 사진의 정체를 묻고 경청한다. 그러면서 에이이치는 자신의 동생 후코의 죽음을 어렴풋이 기억해 내기도 한다.

고구레 사진관에 유령이 출몰한다는 공포의 그림자가 결국 알 수 없는 심령 사진 1장으로 주인공 에이이치,피카,덴코,주변 인물들이 펼쳐 나가는 마음으로 느끼는 비과학적인 염사는 결국 마음과 생각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보이지 않은 비존재물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리라 생각한다.고구레 사진관을 둘러싸고 주인공 고구레씨와 주위 인물들의 생각과 의견들이 어떻게 나타날까.

고구레 사진관에 고구레씨가 유령으로 나타나고 에이이치는 그가 생전의 삶의 이력에 관해 듣게 되고 그가 어떻게 죽고 유령으로 나타났든 그는 고구레씨의 불단에 가서 용서와 화해로서 불편하고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피카와 함께 보여준다.

에이이치는 미구보(三久保)고교 2학년이 되면서 1권에서 심령 사진을 둘러싸고 그 정체를 알아가기 위한 탐색 과정이었다면 2권에선 그의 학교 생활과 성장기의 모습이 물오른 나뭇잎마냥 이성인 가키모토를 알아가게 되고 의붓 아버지에 의해 폭행을 당하면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부동산 여직원 가키모토는 약물과다 복용으로 사선을 넘나 들게 되면서 에이이치는 자신이 안고 있는 동생 후코의 죽음으로 가득 찬 슬픔을 위로받을 사이도 없이 가키모토와의 비련을 가슴에 안은 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동생 피카는 누나 후코의 죽음이 누나보다 자신을 너무 애지중지하여 누나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죄책감을 느끼게 되며 화재로 한 가족이 몰살하면서 사진에 찍힌 공중에 붕 떠있는 여자의 우는 얼굴 속의 원혼을 피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설정하고 있으며 자신이 누나 후코에 대한 죄책감과 슬픔, 안타까움을 공중에 떠 있는 슬픈 원혼을 바라보면서 슬픔과 안타까움을 삭이게 되고 후코가 세상을 떠나면서 부모와 절연관계에 있었던 에이이치, 피카는 모든 것을 지난 일로 생각하면서 슬픔과 내재된 고통을 보듬어 가며 치유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 준다.

고구레씨가 일구어 온 고구레 사진관에 공포의 유령이 출몰한다는 괴담에 잔뜩 기대를 했지만 유령의 출현은 전혀 없었고 에이이치와 동생 피카가 심령 사진, 갈매기 사진, 이성과의 교제를 통해 정신적으로 성숙해 가고 에이이치 일가가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슬픔 사연을 사랑이라는 가족의 울타리로 되돌아온다는 스토리로 귀결될거 같다. 어스름한 분위기의 고구레 사진관에 봄날과 같은 따뜻한 백화만발한 시절이 에이이치를 중심으로 환하게 피어나리라 기대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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