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뱅크-4]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스토리뱅크-4]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 신상진 시민기자
  • 승인 2011.12.07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갖가지 말썽에 하루도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장난꾸러기. 혹은 악마. 다섯 살짜리 꼬마 남자아이를 일컫는 말이다. 이름은 ‘제제’.

제제네 집은 가난하다. 아버지의 실직이 가장 큰 이유였다. 어머니와 누나가 열심히 일했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크리스마스에도 선물은 커녕 칠면조 구이도 준비하지 못할 정도였다. 작은 기대를 하고 모였던 가족들이 어둡고, 춥고, 쓸쓸한 방으로 각자 돌아갔다. 제제는 태어나서 한 번도 ‘나쁜 짓’을 하지 않은 동생을 데리고 선물을 받으러 읍내로 나갔다 헛걸음으로 돌아온다. 이 일로 제제는 세상은 공평하지도, 착한 사람이 상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제제네 가족은 지금보다 살기 불편하지만 돈이 덜 드는 집으로 이사를 한다. 제제는 그곳에 있는 나무에게 ‘밍기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친구로 지내기로 한다.

제제는 어느 날 거리에서, ‘나는 벌거벗은 여자가 좋아.’라는 노래를 듣는다. 아버지께 불러드리면 기운이 날 것 같았다. 아버지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들은 아버지의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 “다시 불러 봐.”, 노래를 부를수록 아버지의 매질이 세졌다. 맞고 부르고, 맞고 부르고, 나중엔 가죽벨트로 맞으면서도 계속 불렀다. 유희는 오해를 거쳐 오기가 부딪치는 전쟁터로 바뀌었다. 누나가 와서야 그 싸움은 끝났다. 그날 이후 3일간 제제는 심하게 앓아누웠다.

이후 제제는 마음 속에서 ‘아버지를 죽여버렸다’. 다행히 ‘뽀르뚜까’라 불리는 포루투갈 사람 ‘마누엘 발라다리스’를 통해 위로를 받게 된다. 그는 제제와 함께 낚시도 하고, 차를 태워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그는 제제와 대화하고 놀아주기도 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한 시간은 뽀루뚜까의 열차사고로 끝나게 된다. 제제는 그 어느 때보다 절망스러웠다. 제제는 오랫동안 앓았다. 그 이후 제제는 어린 꼬마에서 소년으로 성장했다. 제제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밍기뉴도 어른나무로 성장했다.  

*[스토리뱅크]는 디지털 콘텐츠의 핵심인 문학 속의 '스토리'를 요약한 코너입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