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린 땀방울이 키운 '소금꽃'
흘린 땀방울이 키운 '소금꽃'
  • 김현태기자
  • 승인 2011.12.02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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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포스트잇'-'갯벌에도 뭇 생명이'

[북데일리] [책속의 포스트잇]<갯벌에도 뭇 생명이>(지성사. 2011)은 갯지렁이부터 말뚝망둥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갯벌 생물을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강원대 권오길 명예교수. 이 책에서 인상깊은 대목을 소개한다. 땀에 밴 소금에 대한 이야기에 땀이 배어 있다.

한 줌의 ‘소금꽃’을 피우려면 적어도 바닷물 100바가지는 말려야 한단다. 땀 흘려 소금 얻었더니 땀이 바닷물과 다르지 않은 소금물이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소금밭, 염전에서 소금을 태듯이 마음밭, 심전에서 ‘행복의 꽃’을 피운다.

소금장인들은 해 뜨기 전에 염전에 나와 물을 꺾으니, 증발지(蒸發池)에서 다음 증발지로 물을 옮기는 작업을 “물을 꺾는다.”고 한다. 증발지에서 20~25일간 머물며 염도를 높인 바닷물이 결정지에서 비로소 소금으로 거듭마며, 염전에선 바닷물에서 소금이 알알이 맺힐 때 “소금이 온다.”고 말한다. 꽃도 가지가지. 알알이 맺힌 소금 알맹이를 꽃이라 부르니 그것이 바로 ‘소금꽃’이다.

염전에서 나온 소금은 바로 식탁으로 가지 않는다. 공장에서 이물을 가려내고 쓴맛 나는 간수(고염)을 뺀다. 소금은 간수를 많이 뺄수록 좋다. 3년 숙성 천일염은 3년간 간수를 뺐다는 이야기다. 다 시와 때가 있는 법. ‘봄날 하루 힘들게 일하면 열흘치의 양식을 모으고 봄날 열흘 애써 일하면 반년 치의 식량을 모은다.’

우리 소금은 세계 최고의 명품으로 인정받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보다 마그네슘 함량이 2.5배 높고 칼슘은 1.5배, 칼륨은 3.6배 높다고들 이구동성 입을 모은다. 그리고 세계의 요리사들이 이 명품 소금을 맛보기 위해 구름처럼 모여온다고 한다. 갯벌의 소중함을 몰랐던 우리, 세계 최고의 소금을 먹는 것은 서해안을 두르고 있는 저 갯벌 덕분이다. 태양 아래 찬연히 빛나는 하얀 ‘눈꽃’ 소금 무더기!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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