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 안에 있고 싶다'
'당신의, 마음 안에 있고 싶다'
  • 김현태기자
  • 승인 2011.12.0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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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해지는 일본의 명 광고-명 카피

[북데일리 아버지는 매일, 늘 똑같은 위스키를 마셨다. 어느 날 아버지를 졸라 비싼 자전거를 샀다. 아버지는 늘 드시던 위스키가 아닌 다른 위스키를 마셨다. 그러나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드시지 않았던 위스키다. 바로 아버지의 위스키 ‘산토리 각’이다.

일본 술 ‘산토리 각’에 대한 광고를 압축한 내용이다. 좋은 광고 카피의 요소는 다양할 테지만, 아마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 광고는 가슴에 와 닿는다.

<짜릿하고 따뜻하게>(달. 2011)의 일본 광고를 소개한 책이다. 현지의 TV, 라디오, 인쇄매체 등을 통해 공개된 광고와 카피 중에서 우리 마음에 와 닿는, 따뜻한 인간미를 지닌 명 광고, 명 카피를 모은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저자의 ‘해설’과 생각을 담았다. 예컨대 저자는 산토리 각의 광고를 ‘아버지와 술, 남자와 술-그들 사이에 있었던 애틋한 드라마를 이야기하는’ 광고라고 전했다.

저자는 10년 차 카피라이터이다.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을 보고 출판사에서 출판 권유를 했다. 서문에서 저자는 “감히 내가 책을...”이라는 말로 당혹스럽고 부끄러웠던 반응을 소개했다. 그러나 책은 훌륭하다. 감성적이면서도 깔끔한 글이다.

물론 ‘원판’이 더 아름답기는 하다. 즉 광고 자체가 뛰어나 눈길을 끌기에 모자람이 없다. 일본 과자 ‘히요코’ 광고 편이 그렇다.

히요코의 카피는 옳았습니다. 시골 혹은 고향의 개념이 없는, 우리 세대에게 고향 가는 길이란, 할머니에게 가는 길입니다. 할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을 먹으러 가는 길입니다. 할머니에게“우리 강아지 벌써 이만큼 컸네”라는 소리를 들으러 가는 길입니다. 마음껏 어리광도 부리면서, 다 컸다고 어른인 척하러 가는 길입니다. 하나뿐인 고향을, 저는 그렇게 잃었습니다.(73쪽)

이 히요코의 명 카피는 바로 이런 한 줄이었다.

‘나의 고향은 할머니 안에 있다.’

광고 안에는 철학이 있다. 인생, 가족, 사랑의 정감있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다.

‘인생에는 생각보다 무수히 많은 반전이 있고(산토리), 시간의 상인에게 시간을 사서 병든 아내에게 선물하는 아름다움이 있다.(나가노 시계) 그 사람의 사진을 갖고 싶어서 친구들 모두의 사진을 찍고 있다.(올림푸스)’

독자들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구는 아래 한 줄이 아닐까 싶다. 새해 연하장 캠페인 글중 가장 맘에 드는 카피로 소개한 글이다.

‘당신의, 마음 안에 있고 싶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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