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가 바라본 시드니 올림픽
하루키가 바라본 시드니 올림픽
  • 김민영 기자
  • 승인 2008.07.21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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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승리하고, 때로 패배를 맛본다."

 [북데일리] 무라카미 하루키의 ‘아주 특별한’ 올림픽 관전기가 나왔다. 제목은 <승리보다 소중한 것>(문학수첩. 2008), 시드니 올림픽을 소설가가 아닌 취재기자로 바라본 글 묶음이다.

소설가인 하루키가 올림픽을 취재하게 된 건 어느 잡지사의 요청 때문이었다. 평소 마라톤 매니아였던 그는 이 제안에 흔쾌히 응했고 올곧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올림픽 관전기를 완성했다.

책의 프롤로그는 뉴저널리즘 기법을 도입했다. 일인칭과 삼인칭을 오가는 하루키의 현란한 글 솜씨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마라톤 코스를 달리는 선수의 시선이 작가의 시선과 겹쳐지거나 분리되면서 묘한 긴장감을 일으킨다. 스포츠 경주를 묘사한 부분 또한 전문가 못지않은 분석을 자랑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스포츠 기록만 다루지 않았다는 데 있다. 호주의 문화를 비롯해 상어에게 공격을 받은 사람이야기, 보석상을 턴 도둑 이야기 등 다채로운 가십거리를 담고 있다. 특히, 하루키만의 시각으로 해석한 호주의 역사 대목이 눈길을 끈다.

작가가 된 이래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글을 써본 건 처음이라는 하루키. 23일간 매일 30매씩 써내려간 그의 독특한 올림픽 관전기는 승자와 패자의 우열을 넘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나는 승리를 사랑하고 승리를 평가한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기분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 승리 이상으로 ‘깊이’를 사랑하고 평가한다. 우리는 때로 승리하고, 때로 패배를 맛본다. 그리고 그 후에도 우리는 계속 달린다.” - 본문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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