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뮤지션] 낮은 목소리로 깊은 진심을 노래하다…싱어송라이터 윤슬
[잇뮤지션] 낮은 목소리로 깊은 진심을 노래하다…싱어송라이터 윤슬
  • 김동민 기자
  • 승인 2016.03.16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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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nY 뮤직)

[화이트페이퍼=김동민 기자] 슈퍼스타K7에서 본 윤슬은 커다란 사람이었다. 심사위원들 앞에서 의연하게 자신만의 무대를 선보이면서 돋보이는 미모로 시청자들에게도 주목받은 윤슬. 그의 존재감은 짧지만 강렬했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클럽 벡에서 윤슬을 만났다. 170센티는 훌쩍 넘을 것 같았던 키는 생각처럼 크지 않았고 짧게 자른 머리카락과 수수한 옷차림에서는 카리스마 대신 친근함이 느껴졌다.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낮은 톤의 목소리를 듣고는 바로 실감했다. 영락없는 윤슬이었다.

"목소리가 원래 이지경은 아니었어요.(웃음) 보통 여자들보다 좀 낮은 정도였죠. 음악을 시작할 당시 막연하게 목소리 톤이 낮은 사람이 멋있어 보였어요. 그래서 톤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서 바뀐 거에요. 지금도 매일 20~30분씩 음역대와 톤을 낮추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윤슬은 지난 10일 신곡 '이유들'을 발매했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꽃을이루다'에 이어 두번째 싱글로 대중 앞에 나선 것. 윤슬이 직접 작사, 작곡한 포크 블루스 곡 이유들에서는 그만의 차분하고 깊은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유들은 제가 작년 가을에 엄마와 함께 남산을 걷다가 바람을 맞으면서 느낀 기분을 담은 곡이에요. 모든 사람들이 제각각 다른 이유들을 갖고 살잖아요. 그 이유를 품고 살아가는 여러가지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멜로디나 사운드도 차분하고 어둡게 표현했죠"

▲ (사진=PnY 뮤직)

이유들을 비롯해 지금까지 윤슬이 공개한 곡들에서는 하나같이 사색적인 노랫말이 돋보인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단 비유를 통해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것. 언뜻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나름 깊은 메세지가 담겨 있다. 직설적이고 가벼운 가사가 대세인 요즘 가요계를 떠올리면 특별한 행보다.

"음악을 빼고 가사만 읽었을 때 시 같은 느낌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쓴 가사들은 가볍게 지나치는 내용이 없어요.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고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죠. 일부러 그렇게 쓰려고 해요"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윤슬은 한영애와 제프 버클리를 꼽았다.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감성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이들의 흡인력을 본받고 싶다는 것.

"한영애 선배님은 특유의 목소리 톤과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해요. 제프 버클리 또한 무대 위에서 취해있는 듯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죠. 공연중에 실수를 해도 음악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무대 밖에서는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무대 위에 올라가면 느낌대로 자유롭게 노래하려고 해요. 제가 노래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관객이 제 목소리에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정도만 되도 제가 음악을 통해 무언가를 한 거잖아요"

윤슬이 뮤지션을 꿈꾼 건 4세 때 피아노를 치면서부터다. 이후 꿈을 접어둔 채 평범한 대학생이 됐지만 결국 과감한 결정으로 뮤지션의 길에 도전하게 됐다.

"20대 초반에는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느낌이 없었어요.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상상하기만 하고 현재에 있는 걸 온전히 느끼지 못했죠. 그러다가 어릴 때부터 꿈꿔온 음악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현재를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당장 지금 하는 일이 좋으니까 재미를 느끼면서 순간을 살게 된 거죠"

▲ (사진=PnY 뮤직)

뮤지션으로 윤슬의 열정은 놀라울 정도다. 싱글 발매에 이어 벌써부터 연습실과 녹음실을 오가며 정규앨범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것. 올해 안에 첫 정규앨범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곡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공연 스케줄도 예전보다 줄였다.

"노래하고 작업하는 게 재미있어서 하루의 대부분을 연습실에서 보내고 있어요. 심지어 지난 설 연휴에는 5~6일 동안 연습실에서 한발짝도 안 나오고 작업만 했어요. 대표님이 알고 깜짝 놀라셨죠"

28세가 된 윤슬의 주위에는 결혼하는 친구들도 하나둘 늘어간다. 하지만 정작 윤슬 본인은 연애나 결혼에 관심이 없고 여전히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 걸 더 좋아한다. 이런 그가 마지막으로 털어놓은 마음 속 꿈은 의외로 소박하고 예뻤다.

"지금은 음악 작업을 하느라 누굴 만날 틈이 없어요. 당장은 연애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결혼도 하고 바닷가에 집을 짓고 음악 만들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 아이도 엄청 많이 낳고 강아지와 고양이도 한 10마리씩 키우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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