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노는 것이 잘 사는 지름길" 쉽고 유쾌한 철학 이야기
"잘 노는 것이 잘 사는 지름길" 쉽고 유쾌한 철학 이야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1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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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철학자와 지구에서 살아남는 법> 서정욱 글 / 함께읽는책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조지 버나드 쇼는 “젊은이에게 젊음을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말했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다”는 노랫말도 있다. 하지만 젊음은 젊은이들만의 특권이다. 그 특권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젊음뿐이다.

<걱정 많은 철학자와 지구에서 살아남는 법>(함께읽는책. 2015)에서 저자가 하는 말은 간단하다.

“젊을 때 우선 잘 놀아라! 잘 노는 것이 잘 사는 지름길이니 무엇을 하려고 애쓰지 말고 놀아라. 놀다가 찾아지는 일을 즐겁게 하라. 결코 늦은 때란 없다. 젊음은 아름답다. 당신은 아름답다.”

불안과 고민, 좌절과 실패 때문에,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 때문에 지구를 떠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는 말이다. 하지만 그냥 무작정 던지는 말은 아니다. 여러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거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사는 것이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죽음을 선택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사람이 있다면 쇼펜하우어의 <자살론>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 저자가 자신의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렇다.

“쇼펜하우어는 자살하려는 사람은 사실 누구보다 삶을 원한다고 말했단다. 자살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 놓여 있는 조건들, 즉 환경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 뿐 누구보다 삶에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이다. (……) 결론적으로 쇼펜하우어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자살 찬미자가 아니었단다. 자살하려는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했고 그들에 대한 일방적이고 종교적인 비난에는 반대했지만 자살이라는 행위가 고통을 이겨내고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해 버리는 그릇된 행동이라고 단언했으니 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육체란 정신의 안식처란다. 정신이 쉬고 싶을 때 육체는 아무런 불평도 없이 따르지. 그리고 정신이 일하고 싶을 때, 육체는 아무리 힘들어도 또 그렇게 묵묵히 시키는 대로 일을 한단다. 하지만 너무나 이기적인 정신은 자신이 괴로워지면 육체의 공포나 고통은 무시한 채 육체를 해하려 들지. 하지만 지금껏 너를 지탱하고 이끌어 온 육체에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니. 너의 삶에 단 한 번의 순간인 지금 너의 육체, 너의 청춘에게 조금만 더 성의를 보이는 건 어때?"  (p.28~p.29)

“하지만 명심하렴. 네 삶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너 뿐이라는 걸. 이번에 네가 너의 삶을 구하고 다시 한 번 너에게 기회를 준다면 너의 삶은 분명 전보다 (개미 눈물만큼이라도) 더 좋아질 거라는 걸.” (p.30)

위로를 건네거나 더 독하게 살라고 독려하는 책들이나 “이렇게 하면 행복해져요”라고 외치는 비법서들은 이미 충분히 나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저 오늘의 청춘들보다 조금 앞서 살았던, ‘걱정을 사서 하는 게 취미’인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덤덤히 들려주고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거든다. 철학 이야기이지만 유쾌하고 쉽게 쓰여져 읽기에 어렵지 않다. <연금술사>를 쓴 파울로 코엘료의 말이 와 닿는다.

“사는 것은 경험하는 것이지, 인생의 의미가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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