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허무주의 파시스트인가?" 니체의 재해석
"니체는 허무주의 파시스트인가?" 니체의 재해석
  • 엄진희 기자
  • 승인 2015.06.04 0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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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생명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약한 자의 도덕에 대항해 강한 자의 도덕, 즉 초인에 의해서 현실의 활동성, 생명성을 긍정하고 살아야 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그의 생각들은 강자나 지배 계급의 도덕만 높이 숭상하면서 독재지배를 찬양하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했다. 그로 인해 아직까지도 니체를 두고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문제는 남아 있다.

들뢰즈는 현대적 관점에서 니체를 다시 해석하고자 한다. 들뢰즈는 허무주의자로, 파시스트로, 무시무시한 예언자로 왜곡된 니체 철학의 면모를 다시 살펴본다. 언제나 철학사 밖 이방인처럼 존재했던 니체를 철학사 내부로 끌어 들인다.

니체는 우리가 현실을 긍정하는 게 아니라 신, 진리, 본질과 같은 것을 긍정하거나 숭상하면서 현실을 폄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삶 자체가 긍정되지 못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정립하지 못한다. 스스로 삶을 긍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친 삶은 자신의 삶에서 생기를 얻기 보다는 오히려 수동적으로 살며, 자신의 삶을 비하한다. 이 관점은 모든 긍정적 가치들의 부재를 가져오는 허무주의적 관점이다.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누가 인간인가? 그 인간은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주체가 아니라 항상 반응적, 수동적 존재, 약하고 비하된 삶의 주체이다. 자신의 삶을 비하하는 주체는 자기보다 우월한 존재, 신이나 진리(삶 자체보다)를 믿는다. 그것들은 항상 삶을 비하하게 만드는 우월한 존재들이다. 인간은 신 안에서는 항상 이렇게 수동적이기만 한 존재로 전락한다.

들뢰즈는 니체를 재해석하면서 그를 단순히 파시스트이거나 허무주의자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들뢰즈는 니체가 현실의 삶을 그 자체로 긍정함으로써 사람들이 스스로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꾸려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다고 높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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