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모유, 독서는 패션
책은 모유, 독서는 패션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05.1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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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정호승 시인은 책을 두고 이런 비유를 했다. “책은 모유다. 어머니의 젖이다. 또 어머니의 모유로 만든 어떤 영혼의 과자다. 맛있는 쿠키다.”

시인은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은 해석을 곁들였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어머니가 나를 젖 먹이지 않았다면, 한 인간으로서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어머니의 모유와 같다. (중략) 다 자라고 육체적으로는 그런 어떤 모유를 공급받을 수 없을 때 다음 단계에서 스스로 공급받을 수 있는 모유가 있어요. 그게 바로 책입니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중에서

한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 에너지원을 책이라 해석한다면 무리일까. 여하튼 이토록 중요한 책을 읽는데 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쉽게 보다 알차게 말이다. 거기다 어떤 두꺼운 책을 술술 읽어내는 능력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 이에 대한 도움을 얻으려면 독서 고수의 비결이 필요하다.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추수밭.2010)는 일본 최고의 독서가로 알려진 마쓰오카 헤이고의 지식 독서법이다. 먼저 독서 고수인 그에게 책이란 뭘까. 책을 통해 밝힌 정의가 다소 길지만, 그 내용을 전한다.

“책이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세상의 모든 것을 삼켜온 미디어입니다. 신화 길가메시 신화(메소포타미아신화)부터 걸프전까지, 카이사르부터 미시마 유키오까지(20세기 최고의 소설가), 라면부터 걸프전까지, 금융 위기부터 축구까지 그 모든 것이 책 안에 들어 있습니다. 물론 일기도, 편지도, 소설도, 견문록도, 악보도, 사진도, 영화 장면도, 특산품도 전부 책이 됩니다.

이 세상에 책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거의 없지 않을까요? 더욱이 책은 지식이나 주제만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닙니다. (중략) 이런 미디어 패키지는 책 이외에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웹은 아직도 책의 상대가 될 수 없지요. (중략) 만약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언어와 의미라면, 인간적인 것의 원천은 그 대부분이 책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18쪽~19쪽)

책에 따르면 그가 보유한 책의 수만 5, 6만 권에 달한다. 문학 부분과 젊은 시절 읽은 책만 2만 권이라니. 다독술의 대가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가 전하는 독서의 비결이란 뭘까. 여기 독서 초보자를 위한 팁이 있다.

그는 독서를 ‘대단한 행위’라든가 ‘숭고한 작업’이라는 식으로 지나치게 생각하지 말고, 일상의 행동들처럼 가볍게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우리가 옷을 골라 입는 행위처럼 말이다. 매일 옷을 입고 벗듯 책도 그처럼 매일 입고 벗고 하는 도구라는 것. 한마디로 ‘독서는 일종의 패션’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책을 두 번 읽을 것을 당부했다. 읽은 책이지만 책 내용을 설명할 수 없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하거나, 일부만 기억하거나, 잘못 이해하는 등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 저자는 다독의 방법으로 인식 촉수의 움직임을 민감하고 다양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서 근육의 여러 부위를 움직이라는 뜻이다.

책은 ‘링크를 늘리는 편집적 독서법’을 기본으로 한다. 책에서 얻은 정보나 지식을 노트하고 매핑하며 자기 나름의 노트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밖에 다독술을 위한 기초 체력을 다지는 방법, 왜 다독술을 해야 하는지 등 편집적 책읽기의 방법이 망라되어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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