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쇼킹한 내용이 많지만 일단 페니스 크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부 '인간계' 남자들은 ‘물건’의 크기에 민감하다. 그러나 아래 사실을 보면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은 유인원들(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보다 페니스가 월등히 크다. 수컷 고릴라의 발기한 페니스는 겨우 4센티에 불과하며, 오랑우탄은 이보다 약간 크다. 하지만 침팬지의 페니스는 고릴라보다 두 배 정도 크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고릴라 고추를 달았냐?“는 말이 가장 심한 욕이라고 한다. 20쪽
그러나 그렇다고 페니스 자랑은 하지 말 일이다. 어마어마한 페니스를 가진 동물은 따로 있다. 오리다.
2001년 케빈 매크래켄 박사는 “페니스 크기가 38센티나 되는 아르헨티나 오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가 사람도 아닌 그깟 오리의 페니스를 갖고서 난리법석을 떨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종전 기록이 겨우 20센티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종전 기록보다 거의 두 배나 된 페니스를 발견했다는 것은 정말 뜻밖이었다. 21쪽
오리가 척추동물 최대의 페니스를 가진 동물로 진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공작의 경우가 도움된다. 알려지다시피 수공작의 깃털은 암컷에게 보여주기 위해, 즉 과시용으로 진화했다. 암컷이 그것으로 신랑감의 능력을 평가하니 말이다. 책은 이를 다음처럼 재미있게 표현한다.
“찰스 다윈이 확인했던 성선택의 과정은 수컷을 몰아붙여 극단적인 군비경쟁을 초래했고, 그 결과 등장한 것이 장대한 페니스였던 것이다.” 22쪽
이처럼 이 책의 목적은 성의 기원을 밝히데 목적이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추천사가 이 책에 대한 가장 맞는 소개서 일 수 있겠다.
“저자는 자칫 낯 뜨겁게 느껴질 수 있는 성의 진화사를 매우 흥미롭고 친근하게 서술했다. 일단 편견없이 책장을 넘겨보라. 처음에는 낯을 붉히다가 이내 즐기게 될 것이다.”
읽다보면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하고, 실소를 머금지 못하기도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