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100권 어린이 철학 시리즈
반환점 돈 100권 어린이 철학 시리즈
  • 북데일리
  • 승인 2007.03.2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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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100권 완간을 목표로 간행중인 아동도서 시리즈가 있어 화제다.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가 그것.

시리즈는 최근 50번째 권 <고봉 기대승이 들려주는 사단칠정 이야기>(자음과모음. 2007)를 출간하며 대장정의 절반에 도달했다. 2005년 10월 첫 책을 펴낸 후, 1년 5개월여 만에 거둔 쾌거다.

출판사 강병철 대표가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총 제작비는 30억 원. 당시 그는 “돈이 있어서 내는 시리즈가 아니다.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 하나로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즈의 가치는 공식적으로도 인정받았다. 50권 모두가 ‘서울시교원총연합회’로부터 ‘우수철학도서’ 인증을 획득했다. 각 권의 저자 대부분이 철학 전공자라는 점 역시 신뢰를 더하는 부분.

무엇보다 책이 지닌 미덕은 쉽고 재미있는 내용에 있다. 철학자들의 핵심사상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깨우치도록 돕는다. 한 예로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고봉 기대승과 그의 사상을 다룬 50번째 권을 살펴보자.

책은 초등학교 5학년생인 제민이가 삼촌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시골에 내려가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아이는 여행 도중, 한 아저씨와의 만남으로 인해 인간 본성에 대한 호기심을 품게 된다.

험상궂은 인상 때문에 처음엔 아저씨를 경계했던 제민이. 하지만 교통사고가 났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사람들을 돕는 모습을 보고 그에 대한 생각을 바꾼다. 아저씨가 ‘측은지심’이 풍부한 인물임을 알게됐기 때문.

이를 계기로 아이는 아저씨와 함께 인간이 지닌 보편적인 마음과 감정을 탐구해 나간다. 여기서 주인공이 배우는 사상이 바로 고봉 기대승이 연구했던 ‘사단칠정(四端七情)’이다.

중앙대 철학과 유권종 교수는 "도덕책에서 딱딱한 암기거리로만 여겨졌던 시비지심(是非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등을 외우지 않고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구성으로 짜였다"며 "지식은 물론,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감정의 문제들을 고민하고 깨닫게 하는 유익한 철학책"이라고 추천한다.

[서희선 기자 samecord@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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