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 명문장]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뛰어넘어
[책속 명문장]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뛰어넘어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4.20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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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의 <모든 게 노래>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세월호 1주기 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그 시간에 멈춰 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시간을 견디는 일은 쉽지 않다. 몰두할 대상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설가 김중혁은 산문집 <모든 게 노래>(마음산책. 2013)에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음악을 권한다. 잠시 일상을 멈추고 음악에 몸을 맡긴 채 쉼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시간을 견뎌내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는 사진을 찍으면 시간을 견딘다. 시간의 속도를 더디게 만들기 위해 필름 속에다, 컴퓨터 속에다 풍경을 담는다. 우리는 소설을 쓰고 읽으며 시간을 견딘다. 소설 속에 거대한 시간을 담아 시간의 처음과 끝을 파악하려 애쓰고, 시간을 되돌리고 빨리 흐르게도 하며 시간의 민낯을 보려 애쓴다.

 우리는 영화를 보며 시간을 견딘다. 천천히 흐르는 시간의 모습과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의 속도를 화면 속에서 보며 우리의 시간을 잊는다. 그렇게 견딘다. 아니, 이 말은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뛰어넘는 방법을 배운다. 시간을 가뿐히 뛰어넘어 다른 시간과 공간에 가닿는 방법을 배운다. 그렇게 시간을 견딘다. 음악이야말로 가장 짜릿한 마법이다.’ (229~230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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