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에서 뽑은 18가지 철학 이야기
명작에서 뽑은 18가지 철학 이야기
  • 북데일리
  • 승인 2007.03.1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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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오이디푸스왕’에서 ‘왕의남자’까지. 다양한 명작들과 즐기는 흥미로운 철학수업이 한권의 책으로 묶였다. 제목은 <철학을 만나면 즐겁다>(북섬. 2007).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엮은 이 책은 고전, 최신영화 등을 통해 어려운 철학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성인이 읽어도 무방하다. 평소 철학을 어렵게 느꼈던 이라면 부담 없이 읽어 볼만하다. 청소년기는 철학적 안목과 이해를 키워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때 명작은 훌륭한 철학교과서 역할을 한다. 풍부한 감수성,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완성된 명작을 접함으로서 철학적 명제들을 이해하게 된다. 청소년 시기에 좋은 명작을 많이 읽고 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책은 누구나 한번쯤은 읽고, 보았을 명작에서 18가지 철학 이야기를 건져 올린다. 명작이라는 테마를 통해 철학이 얼마나 풍부하게 이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 그 한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시문은 물론, 두 가지 질문을 덧붙인다. 이에 답해보는 시간을 마련해보자. 그 역시 또하나의 철학수업이다.

▲<검은고양이>와 <지킬박사와 하이드>

<검은 고양이>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선과 악의 경계는 뚜렷하다. 착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 그러나 알코올 중독자인 또다른 나! 명성과 학식을 지닌 존경스러운 박사, 그러나 난폭하고 잔인한 심성을 지닌 또다른 얼굴! 문제는 이 두 모습이 한 인간의 마음 속에 같이 있다는 것이다.

길에 돈이 떨어져있다. 천사가 “그 돈은 네 돈이 아니야. 경찰서에 갖다 줘!”라고 속삭인다. 그러자 악마가 나타나 “그 돈은 임자가 없어. 아무도 없는데 얼른 주워 넣어!”라고 충동질한다. 두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그게 인간이다. 인간은 천사나 악마 어느 한 쪽도 아니다. 천사이자 동시에 악마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는 오로지 천사의 얼굴만을 권하고 악마의 얼굴을 영원히 추방하려고 한다. 두 본성을 칼로 날카롭게 자를 수 있을까?

그렇다고 알코올 중독자나 하이드를 변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우리가 인간을 편협한 잣대로 이해할 경우, 인간의 마음이라는 무한한 영역은 미궁에 빠질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터져나오는 인간의 광포한 성향을 무방비 상태로 맞이하게 될 날이 올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질문1)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우리는 선한 인간, 악한 인간의 전형을 보았다. 그렇다면 완전히 선한 인간 아니면 완전히 악한 인간 이렇게 인간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을까? 선과 악을 단칼에 베어 따로 떼어 놓고 인간을 선한 부류, 악한 부류로 나누어 이해하는 것은 과연 옳은 방식일까?

질문2) <검은 고양이>의 주인공은 자신의 포악한 성질을 제대로 통제 할 수가 없는 것일까? 나는 내 마음의 다양한 면을 무리 없이 통제할 수 있는가? 아니면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가 있는가? 내 마음의 주인은 하나인가, 둘인가?

[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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