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26일, 그 진실은?
1979년 10월 26일, 그 진실은?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7.1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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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의 <1026>

 [북데일리] 김진명의 장편소설 <1026>(2010. 새움)은 <한반도>의 개정판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죽은 ‘1979년 10월 26일’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변호사인 경훈은 미국 연수 중 후배 수연의 부탁으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제럴드 현이라는 노인의 마지막 말로 박정희 대통령, 10·26, 비밀, 하우스 등 알아들을 수 없다. 놀라운 건 제럴드 현이 유산을 수연에게 남긴 점이다. 경훈은 회사 대표인 케렌스키에게 제럴드 현의 신원조회를 부탁한다. 그는 정보·공작 전문 요원으로 미 육군 대령으로 전역한 사람이었다. 경훈은 케렌스키의 부탁으로 필립 최 란 사람에게 돈을 전해주는 부탁을 받는다. 기이하게 케렌스키는 자살한다.

 경훈은 수연과 제럴드 현에 대해 알아본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과 이력을 볼 때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이 있었다. 소설은 본격적으로 1979년 10월 26일을 해부한다. 한국에 온 경훈은 김재규를 비롯해 주변 인물에 대해 알아간다. 그 과정에서 제럴드 현이 조울증으로 입원했던 사실과 미국 정부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개입했을 경우를 생각한다. 정치적인 배경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소설은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을 세밀하게 관찰하게 만든다.

 군사적으로 미국의 지원을 받았던 시절, 박정희 대통령은 한반도를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원했다. 그것은 미사일 개발이다. 대통령의 죽음과 함께 미사일 개발 자료와 기록은 사라진다. 소설엔 그 뒤엔 전두환을 필두로 한 육사 11기가 있었다고 말한다. 다음 정권을 위해 그 모든 것을 미국에 넘겼다는 추측할 수 있다. 어쩌면 정말 그런 일들이 일어난 게 아닐까.

 1979년 10월 26일 한반도는 새로운 역사를 쓴다. 그러나 그 역사를 주도한 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은 남과 북의 대치 상황을 이용해 강대국인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꾀한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정책이 미국의 영향을 받아야 하고, 정치인들은 미국을 추종한다는 것을 보여야만 하며, 경제 역시 미국이 원하고 조종하는 방향으로 끌려가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5천 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한국의 문화 역시 미국의 대중문화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현실이고 보면, 한국민으로 살고 있다는 것은 미국의 변방 혹은 아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에 다름 아니었다.’ 366쪽

 작가 김진명이 이 소설에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잊고 있던 사건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숨 쉬는 사건이다. 과거에 비해 급성장을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강대국의 서열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반도를 지킬 수 있는 건 우리 자신이라는 걸 생각한다. 되풀이되는 역사, 그 안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할 의무는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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