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두가지 색밖에 없는 곳
[책속의 명문장] 두가지 색밖에 없는 곳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6.24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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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중에서

[북데일리] 글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책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임승수의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한빛비즈. 2014)엔 경험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직접 보고 느낀 것이야말로 가장 최고의 재료라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 남극 연구사의 산증인 김예동 단장의 인터뷰를 재인용한다. 처음 남극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에 대한 답변이다. 경험이 어떤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지 설명한다.

 ‘“흰색과 파란색 두 가지밖에 없었어요, 창문도 없는 C-130 미군 수송기를 타고 뉴질랜드 크리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해 7시간 반을 날아서 내리니까 눈부신 세계가 펼쳐졌는데 하늘만 파란색이고 그 아래는 전부 흰색이었어요. 다른 색은 어디에도 없었지요.”

 남극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남극을 찍은 사진을 보며 세 줄 정도로 글을 쓴다면 어떨까? ‘저기…… 빙하가 보입니다. 앗! 펭귄도 있네요. 밤에는 오로로가 장관이네요.’ 정도의 글이 나올 것이다. 절대로 ‘두 가지 색밖에 없는 곳’이라는 표현은 쓸 수가 없다. 왜일까? 사진 안은 남극이지만 사진 밖은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김예동 단장이 시인이나 소설가도 아닌데 이런 엄청난 표현을 할 수있었던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그가 남극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직접 남극에 가서 보니 어디로 눈을 돌려도 색깔이 두 가지밖에 없는 것 아닌가!’ (50쪽,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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