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빨강머리 앤'은 네이밍 도사?
[책속의 지식] '빨강머리 앤'은 네이밍 도사?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6.19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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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중에서

[북데일리] 박병률의 <경제학자의 문학살롱>(한빛비즈. 2014)엔 소설 다양한 직업을 소개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는 전문 경영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강머리 앤>의 앤은 네이밍 전문가다.

조르바는 크레타 섬에 있는 광산의 현장감독으로 고용된다. 광산에서 일한 경험과 사람을 잘 다루는 조르바는 전문경영의 자격이 충분한 것이다. 그렇다면 주근깨 소녀 앤은 어떻게 네이밍 전문가 일까?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를 마케팅에서는 ‘네이밍’이라 부른다. 그렇다. 앤은 모든 사물에 이름을 붙이길 좋아했다.

‘앤은 자신의 이름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앤은 마릴라 아줌마에게 말한다. “정확하게 말해서 제 이름은 아니지만 코델리아라고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흠잡을 데 없이 우아한 이름이니까요.” 마릴라 아줌마가 거부하자 다른 제안을 한다. “저를 앤이라 부르신다면 끝에 ‘e’가 있는 앤으로 불러주세요. 앤(A-N-N)은 끔찍하지만 앤(A-N-N-E)은 훨씬 품위 있어 보여요.”

 심지어 자신의 이름에도 이름을 붙인다. 거울에 비친 자신은 ‘캐티 모리스’다. 자신의 목소리를 반사하는 메아리는 ‘비올레타’다. 앤은 이름이 사람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소녀는 이름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 했다. 앤은 대상을 유심히 관찰해 그 특징을 정확히 찾아내고, 대상이 최대한 부각될 수 있는 단들을 골라내는 데 천부적인 자질이 있었다.’ (170~171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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