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즐겁게 지는 일의 중요성
[포스트잇] 즐겁게 지는 일의 중요성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5.29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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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외인구단>중에서

[북데일리] <동대문 외인구단>(생각학교. 2014)는 서울동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가 후원을 받아 ‘선도조건부 입건유예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청소년 야구단 프로젝트 ‘푸르미르야구단’ 1기의 전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 류미는 신경정신과 의사로 서울과 부곡을 오가며 푸르미르야구단의 ‘멘탈 코치’를 맡았다. 방황, 일탈을 일삼는 청소년 선도를 위한 방법으로 야구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책을 통해 배우는 건 오히려 어른이다. 다음은 아쉽게 진 경기에 대해 나누는 대화다.

[포스트잇] “분하지 않아?”

“선생님, 저는 즐겁게 지면 된다고 생각해요.”

충격이었다. 나는 ‘즐겁게 진다’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지는데 즐거운 것도 있나? 쿨한 어른이고 싶어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애쓴다고 자평했는데, 내 머릿속은 오랫동안 대한민국 교육제도가 심어둔 승패, 위계 같은 것에서 한 번도 자유로운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진 유주에게 점점 조여오는 승부의 긴장감은 어쩌면 짐이 될지도 모르겠다.’ (262쪽)

모든 게임에서 이길 수는 없다. 승부를 인정하면서도 아쉽고 분한 건 어쩔 수 없다. 저자는 그런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아이의 대답에 놀란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모두가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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