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생각의 집이다
책은 생각의 집이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4.0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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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 명문장] 정수복의 『책인시공』중에서

 [북데일리]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책은 특별하다. 사회학자 정수복은 책은 생각의 집이라 정의한다. 다음은 『책인시공』(문학동네. 2013)의 일부로 책을 집으로 비유한 멋진 글이다. 정수복의 글을 따라 책으로 지어진 자신만의 집을 상상해도 흐믓할 것 같다.

‘책은 생각의 집이다. 우리는 집을 짓듯이 '책을 짓는다.'라고 말한다. 책을 쓴 사람을 지은이라고 말한다. 책은 지은이가 생각으로 지은, 생각이 사는 집이다. 책의 목차는 책이라는 집의 구조를 보여준다. 집이 방과 거실, 침실과 서재, 부엌과 화장실 등으로 구성된다면, 책은 장과 절로 구성되고 학술 서적의 경우에는 참고문헌과 색인이라는 공간도 있다.

 책의 제목이 있는 앞표지가 책이라는 집의 대문이라면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짤막한 글이 있는 뒤표지는 책의 뒷문이나 옆문이다. 책은 앞뒤가 분명한 구조물이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면 동서남북을 잘 구별할 수 없는 미로가 되기도 한다.

 책이 집과 같은 구조물이라면 정문으로 들어가면 된다. 그러나 때로 뒷문이나 옆문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담을 넘을 수도 있다. 책이 구성된 방식에 따라 책이라는 공간을 오가는 방식도 달라진다. 잘 짜인 추리소설은 정문에서 후문으로 이르는 길이 분명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야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책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시집, 수필집, 논문집, 설교집, 잠언록, 화집 등은 마음 가는 대로 아무 데나 펴서 읽을 수 있다. (…) 독자는 각각 자기 방식대로 책이라는 공간을 거닐며 자기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찾아 책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다.’ (46,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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