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삶 위로하는 시들
고단한 삶 위로하는 시들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3.12.13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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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시인이

[북데일리] 시인 박형준이 삶에 위로가 되는 시들을 모아 책을 냈다. 최근 나온 <그 어떤 위로보다 당신에게 시>(사흘. 2013)가 그것이다.

이번 책의 컨셉은 '위로'다. 시의 역할 중 하나는 삶의 상처를 쓰다듬어 주는 일. 정호승 시인의 말처럼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야말로 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 시인은 “현실이 메마르고 일그러지지 않았다면, 상처 입은 영혼들이 없었다면, 시가 쓰여졌을까?”라고 묻는다. 그런 시 중 하나는 다음이다.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에서

저자가 뽑은 시의 주인공은 기형도부터 정호승, 신경림, 오규원, 함민복, 김수영, 정현종, 이성복, 안도현, 최하림, 황병승, 나희덕 등 우리 시대 가장 빛나는 시인들이다. 황동규의 ‘더딘 슬픔’과 함민복의 ‘눈물은 왜 짠가’, 백석의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이성복의 ‘강’ 를 비롯한 78편이 독자에게 손을 내민다.

우리는 누구나 상처받은 영혼들이며 시인 역시 마찬가지다. 시는 상처 입은 마음의 흔적이다. 자신이 세상으로부터 상처 입었음을 고백하며 그 상처를 통해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한다. 시인들의 고해성사와도 같은 시를 읽으며 결국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박형준 시인은 이 책을 펴내기 위해 시들을 고르고 읽으면서 자기 자신도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고백한다.여기에 묶인 시 한 편 한 편에는 그런 힘이 숨어 있다. 마치 오래된 친구가 말하듯 낮은 목소리로 우리의 삶을 위로하고 등을 쓸어준다.

시는 우리의 정신이 필요로 하는 숨통 같은 것이다. 처한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절망에 빠지지 말고, 한 발짝 물러나 시를 통해 삶의 숨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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