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DNA
삼성의 DNA
  • 전형구 칼럼니스트
  • 승인 2011.11.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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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리치]이 책은 저자가 지난 30 여년의 연구생활의 한 원을 매듭짓고자 하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미국과 일본에도 무수히 많은 훌륭한 기업들이 있지만 70 여년간 2대에 걸쳐 다양한 업종을 창업하거나 설립하여 부침 없이 국내 최고의 기업집단을 이루고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한 삼성 같은 기업은 거의 유래를 찾을 수가 없다.

특히 한국과 같이 열악한 기업환경에서 삼성과 같은 기업을 키워온 기업가 활동은 가히 존경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과연 어떤 것일까? 즉 삼성의 성공 DAN를 분석해 보는 것도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기업가의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을 중심으로 경영사학의 기업가사적 연구 접근방법을 통해 성공 DAN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오너 기업인 삼성은 1938년 이후 자타가 공인하는 바와 같이 두 오너의 끝없는 도전과 변화 추구라는 앙트러프러너십에서 나타난 삼성의 DNA를 찾아보고 있다.

이 책은 총 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선 기업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2장은 삼성의 간략한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3장은 기업가로서 이병철과 이건희의 가치관과 경영이념을 살펴보고, 4장은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기업가활동 즉 앙트러프러너십을 소개하고 있다. 5장은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경영에 의한 조직능력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6장에서 삼성의 DAN을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기업가활동에서 찾아보았다.

기업가라는 의미의 ‘Entrepreneur'는 원래 16세기 프랑스에서 군사원정을 지휘하는 자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었고, 18세기 말에는 경제적 의미를 포함하여 위험을 부담하는 자본가를 뜻하는 말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한편 앙트러프러너십이라는 말은 프랑스어인데 영어에는 그에 해당하는 말이 없어 프랑스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업가 정신’과 ‘기업가 활동’이라고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때로는 기업가 기능, 기업가 성능으로 다양하게 번역되고 있어 그 내용에 대해 일치된 견해가 없다. 글자 그대로라면 기업가가 행하는 활동, 기업가가 가진 정신, 기업가가 갖고 있는 성능이나 기능이 되겠지만 앙트러프러너십은 이 모든 것을 다 함축하는 의미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말로 포괄적으로 사용할 때 적절한 말이 없다. - <이노베이션과 앙트러프러너십> 중에서

이병철의 사상은 크게 경영철학과 생활철학으로 나누어지는데 그 부리는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 유교 가문에서 태어난 이병철은 어려서부터 조부와 부친의 영향을 깊이 받았다. 이병철은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고 하였다. 그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기술보다는 그 저류에 흐르는 기본적인 생각,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그는 논어와 함께 인간형성의 기본철학이 담겨있는 전기문학에 더 흥미를 느꼈던 것같다. - <기업가 이병철 가치체계의 형성> 중에서

이건희는 부산사범부속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53년, 일본 도쿄 초등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선진국을 보고 배우라”는 아버지의 지시 때문이다. 당시 그는 12살의 어린소년이었기 때문에 일본어도 모르고 문화도 낯선 일본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를 회상해 이건희는 “친구도 없고, 놀아줄 상대가 없으니 혼자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생각을 해도 아주 깊이 하게 됐다..... 가장 민감한 나이에 민족 차별․분노․외로움․부모에 대한 그리움, 이 모든 걸 절실히 느꼈다”고 했다. -<기업가 이건희 가치체계의 형성> 중에서

한국 기업의 미래는 역시 생산요소 중 한국이 그나마 상대적으로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인적자본이며 인적자본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길이 한국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점을 이병철은 통찰하고 있었고, 그것은 기업가로서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있어서 “기업은 사람이다”가 아니라 “기업은 인재다”였다. 이 선견지명이야말로 오늘날 삼성이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제일의 요인이었다. - <창조적이고 경쟁력 있는 혁신과 기회>중에서

2002년 6월 5일 용인연수원 창조관에서 사장단 5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인재 전략 사장단 워크숍’에서 이건희 회장은 “200~300년 전에는 10~20만 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지만, 21세기는 탁월한 1명의 천재가 10~20만 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영의 시대, 지적 창조력의 시대”라고 설파하였다. 이것은 삼성이 5~10년 안에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 <퍼스널 혁신 : 기업문화의 혁신> 중에서

우선 기업가 이병철은 창업가이자 기업가이다. 그는 창조정신, 도덕정신, 제일주의, 완전주의, 공존공영정신의 삼성정신을 밑바탕으로 인재지향혁신과 합리경영혁신을 실천함으로써 그의 기업경영목표인 “인류에의 봉사”를 하고자 하였다. 이병철 앙트러프러너십에서 나타난 “혁신”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그가 솔선수범하여 체험으로 얻은 원칙과 룰을 바탕으로 제도화하고 제도의 효율과 효과의 가치가 구성원 ‘공유의 가치’가 되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 이병철의 앙트러프러너십에 나타난 DAN> 중에서

이건희 회장은 삼성인의 정신 “고객과 함께 한다”, “세계에 도전 한다”, “미래를 창조 한다” 등의 정신 덕목을 바탕으로 경영이념 “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 한다”를 경영목표로 기업가 활동을 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앙트러프러너십이 성공적으로 발휘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장을 정점으로 삼성그룹의 관제탑 역할을 했던 전략기획실과 각 그룹 사장단이 삼각편대를 이루어 효율적이고 지속적으로 혁신활동을 전개한 결과이다. - <이건희의 앙트러프러너십에 나타난 DAN>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메시지

1938년 이병철은 대구에서 청과류와 건어물 등을 만주와 중국으로 수출하는 한편 제분기와 제면기를 설치하여 제분, 제면업을 겸하는 삼성상회를 설립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모체가 되었다. 해방 후 1947년 서울로 이주하여 1948년 삼성물산공사를 설립하였는데, 회사 명칭을 공사로 바꾼 것은 주거래 선이 마카오, 홍콩의 화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1950년 한국전쟁이 발생하자 부산으로 내려가 삼성물산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이후 이병철 회장이 타개하기 전까지 제조기업의 창업과 금융기관 인수, 언론진출, 용인자연농원개장, 삼성전자의 설림과 인수합병, 중화학공업 및 첨단산업 등 산업 전분야에 걸쳐 삼성그룹을 성장시켜 나갔다. 이런 이병철 회장의 앙트러프러너십은 우리나라 경제발전 단계에 따라 발전하여 왔다.

한편 1987년 선대 이병철 회장의 서거 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된 이건희 회장은 취임 3개월만에 삼성 창립 50주년을 맞아 제2의 창업을 선언하였다. 이에 따라 1988년 2000년대 세계적 초일류기업달성을 목표로 제2창업정신을 정립하였다.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삼성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되고 마침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된다.

이건희 회장이 취임전인 2007년 17조원이던 매출은 2010년말 기준으로 254조원이고, 1500억원이던 순이익은 24조5천억원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삼성그룹의 최근 성공은 놀라운 것이지만 그 전략을 모방하긴 힘들다"며 "삼성이 아시아의 새로운 기업모델로 부상하고 있다"고 격찬했다(2011.10.1).

이것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 경영진들이 연구할 만한 성공 스토리가 가득한 존경할 만한 기업이고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 일가가 지향한 것처럼 인내심 있고 과감한 기업"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삼성의 성공 DAN은 "경영자들이 단기적 수익보다 장기적인 성장에 더 관심을 두는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데 능하며, 그룹의 전략적 사고, 신흥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강점이다.

결국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에게서 공통으로 찾을 수 있는 삼성의 DAN은 ‘도전’, ‘혁신’, ‘기회’가 될 거이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전형구 칼럼니스트 / 강동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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