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와돈]탱크 최경주 '부와 명예로 채운 잔' 비우는 까닭
[스타와돈]탱크 최경주 '부와 명예로 채운 잔' 비우는 까닭
  • 아이엠리치
  • 승인 2008.01.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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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14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으로부터 '탱크가 일을 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한국의 프로골퍼 최경주가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는 소식은 골프팬은 물론 고국의 국민들에게 날아든 새해 선물이었다.


2위와 3타차의 우승은 나흘간 한 번도 단독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완벽한 승리인 '와이어투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이었으며 세계 주간골프랭킹 9위에서 두 계단이나 순위를 끌어 올린 세계 7위에 랭크됐다. 자신의 역대 최고 순위다.


미국의 전국 일간지 USA투데이도 PGA투어 톱20 중 최경주를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에 이어 '넘버 3'로 선정해 이제 월드 톱스타로 등극한 최경주를 보증했다.


눈길을 끈 점은 올해 두번째 PGA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쾌거에 이은 각 언론의 속보로 최경주가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 유족들에게 최경주 재단을 통해 3억원 기부했다는 사실. 이 액수는 소니오픈의 우승상금 94만4000달러 중 외국인 선수가 부담하는 세금 30%를 뺀 자기 수입의 절반에 해당한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와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07년 톱프로골퍼 수입랭킹'에 따르면 최경주는 상금 583만달러와 상금외 수입 370만달러를 포함 총수입이 953만달러에 달해 전체 순위 17위에 올랐다.


만 40세(68년 5월 19일 생)가 된 올해, 데뷔 9년차인 최경주가 PGA무대를 통해 이미 170억대의 수입을 벌어들인 그에게 3억원은 적은 돈일 수 있지만 세금과 투어 비용을 비롯 에이전트 수수료, 캐디 보수, 자가 관리비 등을 뺀 순수입은 50%를 밑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경주의 이웃 사랑은 이번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인에게 부탁해 국내 결식 어린이들에게 지원한 성금만 현재까지 3억원에 육박하며 더불어 국내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상금에 웃돈을 얹은 거액을 이웃 돕기에 쾌척한다.


2005년 9월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 미국 뉴올리언즈 거주 2천500여명의 한인들을 돕기회해 구호성금으로 3만달러를 기부했다. 뉴올리언즈는 지난 2002년 5월 6일 PGA투어 컴팩 클래식이 열린 곳으로 이 대회에서 최경주는 한국인 최초로 PGA 우승을 차지해 각별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경기에 임해 타구에 임할 때마다 속으로 성경 구절을 되뇌이고 기도를 한다는 최경주는 북한에 교회를 세우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또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그는 고아원 설립, 빈곤가정 어린이 돕기에도 눈길을 돌려 5년째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며 각종 자선행사를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국가 체육훈장 중 최고 영예인 청룡장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기도 한 최경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상승에 따른 도덕적 의무)로서 그의 진심담긴 속내가 절절하게 드러낸다.


지난해 11월 100억원 규모의 '최경주 재단'을 출범시키면서 재단의 모토를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로 삼았다. 뜻을 같이하는 기업인들과 함께 한국의 자선문화가 정착되도록 일조한다는 취지도 덧붙였다.


주요 사업은 청소년 공부방 지원, 장학금 사업 확대, 미국 내 소수민족 청소년 센터 지원, 어린이 암환자 돕기 등이다. 특히 'KJ 주니어 골프팀' 창단 계획은 초등학교 고학년 위주로 골프 꿈나무를 뽑아 최경주가 직접 가르친다. 앞으로도 PGA투어와 유럽 투어 등에서 벌어들인 수입의 일정 부분을 재단에 출연해 기금을 200억원까지 늘려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를 가까이서 지켜봐 왔던 장윤호 일간스포츠 LA특파원은 "세계적인 선수이지만 스포츠 스타 개인이 그 정도의 금액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은 충격적으로까지 받아들여 진다"고 혀를 내두른다.


최경주의 애창곡은 남진의 '빈 잔'.


"그대의 싸늘한 눈가에 고이는 이슬이 아름다워

하염없이 바라보네 내 마음도 따라 우네

가여운 나의 여인이여

외로운 사람끼리 아~ 만나서 그렇게 또 정이 들고

어차피 인생은 빈 술잔 들고 취하는 것

그대여 나머지 사랑은 나의 빈 잔을 채워주오"


지난해 11월 고향인 전남 완도 방문 행사와 재단 설립 기념 모임 뒷풀이에서 '빈 잔'을 불러 팬들에게 또 다른 선물을 선사했다. 그가 즐겨 부른다는 18번의 유래는 그가 결혼 전 부인 김현정(37)씨에게 프로포즈를 하면서 불렀던 노래라는 설이 유력(?)하다. 자신의 성공을 아내와 함께 2남1녀의 가정으로 돌리는 최경주는 전형적인 모범 가장으로서도 해외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빈 잔을 채워간다'는 그의 인생 철학은 프로로서 우승에 대한 집념과 철저한 자기 관리에 의해 우승 행진의 결실을 얻어 가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톱스타의 반열에 올라 사회공헌을 실천하며 '명예와 부로 가득 찬 잔을 비워간다'는 역설의 삶이 전혀 모순되어 보이지 않음은 그가 진정 한 '우리 시대의 영웅'임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


(사진 = 출처 최경주 팬사이트 www.kjchoi.net) [아이엠리치 강지훈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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