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기업 백서] 동원그룹의 큰 그림...제조업서 해상물류까지
[WP 기업 백서] 동원그룹의 큰 그림...제조업서 해상물류까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23.07.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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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동원그룹이 HMM(옛 현대상선)의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M&A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최근 HMM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에서 투자설명서(IM)와 예비입찰안내서를 수령했다. 예비입찰제안서 제출 마감일은 내달 21일로 실제 인수전 참여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사업형 지주사인 동원산업을 출범하며 선언한, ‘새로운 50년’을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분석도 나온다.

■ 성공적인 M&A로 몸집 키운 동원그룹...꾸준한 사업 다각화

동원그룹의 모기업은 1969년 김재철 명예회장이 설립한 동원산업이다. 당시 원양어선을 현물 차관 형식으로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 10년 후 1979년 국내 최초로 참치 선망선을 도입하며 1981년 동원식품을 설립했다. 이듬해인 1982년 한신증권을 인수하고 1989년 상장했다. 1993년 성미전자를 인수하고 1996년에 동원그룹이 공식 출범했다. 2000년에는 식품사업본부를 분할하며 지금의 동원F&B가 탄생했다.

2001년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설립되며 동원산업은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후 도매물류회사 레스코, 해태유업, 조미식품 전문회사 삼조쎌텍, 티에스큐(TSQ)를 차례로 인수하고 2008년 미국 1등 참치캔 브랜드인 스타키스트(StarKist)를 3억6300만달러에 인수하며 세계 1위 참치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후로도 동원그룹은 성공적인 M&A로 몸집을 불렸다.

특히 2014년은 M&A가 활발했다. 동원F&B가 동원데어리푸드 흡수합병했고, 동원F&B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동원홈푸드의 경우도 조미식품 전문회사 삼조쎌틱과 금천, 더블유푸드마켓 등을 인수했다. 같은 해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가 국내 최대 포장업체인 테크팩솔루션(전 두산테크팩)을 인수, 이듬해 2015년 베트남 포장재 기업 TTP, MVP 잇달아 인수하며 포장 사업부문으로 시세를 확장했다.

2017년에는 종합물류기업 동원로엑스(옛 동부익스프레스)를 42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하면서부터 식품 위주의 제조업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도 받는다. 실제 동원로엑스는 일반화물운송부터 항만하역, 창고보관, 국제물류 등을 운영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해 전국 물류망과 콜드체인(저온 유통) 시스템을 갖췄다. 이로써 참치 기업으로 시작한 동원그룹은 수산·식품·포장·물류라는 그룹의 중요 사업인 4대 축의 기초를 다지게 된다. 당시 재계에서는 “본업을 버리는 자는 망하고, 본업만 하는 자도 망한다”라는 김재철 명예회장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HMM)

■ 새로운 50년 위한 그룹 재편...HMM 인수전 성공 시 시너지 효과↑ 자금 동원이 관건

동원그룹은 지난해 11월 기업과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경영 효율화를 위한 지배 개편을 단행했다. 모태 기업이자 중간 지배회사였던 동원산업이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면서 동원그룹의 사업 지주회사 지위로 올라섰다. 당시 동원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동원산업은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중심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라며 “앞으로 계열사별로 추진하는 신사업 연착륙을 위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과감한 투자를 실행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사업으로 ‘친환경 스마트 연어 양식’, ‘스마트 항만 하역’, ‘이차전지 소재 사업’ 등을 낙점했다.

동원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에 성공하면 기존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육상 물류 라인(동원로엑스)에 해상 운송까지 더해져 종합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무엇보다 HMM의 시가 총액이 전날 종가 기준 8조5484억원인 만큼 재계 순위 역시 급등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 20일 HMM 매각 공고 이후 SM그룹, 하림그룹, LX그룹, 글로벌세아까지 인수전에 참전할 것으로 예상돼 현금성 자산이 5000억원을 밑도는 동원산업은 상대적 열위 입장이다. 업계는 매각가가 최소 5조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동원그룹이 한국투자금융그룹과 손잡고 인수전에 나설 경우 성공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래에셋증권은 HMM 지분 매각공고 공시 이후 리서치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거래로 입찰 대상 주식은 약 3억9879만주로 현재 주가 기준 매각 규모는 경영권 프리미엄 제외 시에도 약 8조원 규모”라며 “최종 매각 대상 주식수는 이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추가 전환물량을 감안할 때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상당 부분 주식을 인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 쉽사리 인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소유한 미상환 영구채 1조6800억원은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이에 대한 인수 방법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HMM 몸집이 상당한 만큼 실제 인수전 참여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동원그룹은 검토 중인 사안인 만큼 답변에 신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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