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학은 새로움이 필요하다
우리 문학은 새로움이 필요하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9.16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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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람의 소설....문단을 향해 개혁 주문

[북데일리] <추천> 해마다 많은 작가들이 다양한 경로로 등단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는 어떤 소설이 좋은 소설인지 혼란스럽다. 그런 이유로 민족문학연구소에서 선택한 소설은 믿음직스럽다. <포맷하시겠습니까?- 꿈꿀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여덟 가지 이야기>(2012.민족문학연구소)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세상이다.
 
 8편의 소설은 다양한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포착했다. 김미월의 <질문들>은 제목처럼 끊임없이 질문한다. 화자는 신출문예를 준비하며 설문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러니까 원하는 중심의 삶을 위해 변두리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불해야 할 것들에 대해, 그럼에도 여전히 꿈을 꾸며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김애란의 <큐티클>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시골에서 자라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인 주인공에게 네일아트는 어떤 전환점이었다. 어떤 열등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행동이라고 할까. 그러나 아무도 자신의 손에 주목하지 않았고 오히려 계획된 소비 문화에 농락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소설은 김애란의 <나는 편의점에 간다>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이다.
 
 손아람의 <문학의 새로운 세대>는 신선했고 놀라웠다. 소설은 문학의 새로운 세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시도만이 아니라, 그 흐름에 독자도 함께 걸어가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문학에 속한 작가가 문단을 향해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불면의 날들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현실감 있게 다룬 염승숙의 <완전한 불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지만 여전하게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 최진영의 <창>, 나라는 존재의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를 꿈꾸는 조해진의 <이보나와 춤을 추었다>도 인상적이다.
 
 여덟 편의 이야기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안했으며 외로웠고 위태로웠다. 어떤 열망을 키우기에 앞서 입구에서부터 수많은 거절로 실패를 맛보았고, 어떤 관계에서는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거부당하기도 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 그러하므로. 오히려 소설을 통해 미처 보지 못한 우리의 욕망과 분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이 좋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평론가의 좌담이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선택한 8편의 소설을 통해 내가 발견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이면과 문제를 만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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