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이아람 기자] 지난 8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대선 하루 전이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정권에서 임명된 장, 차관급 인사 40여명도 함께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3월에 임명된 임 위원장의 임기는 다음해 3월에 만료되나 10개월이나 앞서 금융위원장직에서 내려오기로 결정한 것이다.
■ 금융개혁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나게 된 임종룡 금융위원장
그동안 임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 하의 금융개혁을 진두지휘해왔다. ISA출범, 핀테크 도입 등 임 위원장 재임시절 동안 금융은 많은 변화를 거쳤다. 이 가운데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은 가장 공을 들인 개혁들이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직전 임 위원장을 경제부총리로 내정하기도 했다.
올 3월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출범했다. 지난해부터 도입을 위해 예비인가와 본인가를 거쳐 29년만에 새로운 은행이 문을 연 것이다. 곧 카카오뱅크의 출범도 앞두고 남은 과제는 은산분리 완화뿐이었다. 은산분리 법안으로 인해 IC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에 주도권을 잡지 못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은산분리 완화 개정 법안은 산업자본에 금융이 종속돼 기업의 사금고 역할로 될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폐기 됐고 올해 역시 난항을 겪으며 결국 마지막까지 마무리 짓지 못했다.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 역시 강하게 밀어붙였다. 도입이 느려지자 당근과 채찍을 활용하며 성과주의를 재촉했다. 금융권 역시 이사회 결의를 통해 빠르게 도입해 나갔다.
임 위원장이 마무리 짓지 못한 개혁들은 현 정부에서도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당시부터 성과주의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와 함께 은산분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결국 개혁 목록에서 사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 새로운 금융위원장은 언제?
임 위원장을 비롯한 40여명의 사표는 인사혁신처를 거쳐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위원장은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완료한 후에 새 총리 제청을 받아 임명할 수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이 바로 새로운 금융위원장을 임명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금융위원회를 쪼개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으로 나누는 대대적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위원장직 자체가 필요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금융위원장의 경우 업무 대행 체제가 없다. 사표가 수리되면 새 위원장 선임 때 까지 부위원장 체제로 움직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당분간은 정은보 부위원장 체제로 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임 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