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불어난 대출에...KDB산업은행 재무건전성 또 ‘빨간불’
‘우후죽순’ 불어난 대출에...KDB산업은행 재무건전성 또 ‘빨간불’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4.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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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업권 ‘우후죽순’ 불어나는 대출지원...산은, 대출규모 이미 11조 육박
유동성 이미 나빠졌는데 올핸 ‘더’...전문가 “자본여력 확인해야”
코로나발 경제위기로 급증한 대출 규모에 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은 또 다시 비상에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발 경제위기로 급증한 대출 규모에 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은 또 다시 비상에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우후죽순’ 불어나는 대출 규모에 KDB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에 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기업까지 생존기로에 놓인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어서 작년에 이미 상승한 연체율은 올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견되는 데다, 재무유동성도 더욱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대출확대에 대한 자본여력도 고민해봐야 할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全 업권 ‘우후죽순’ 불어나는 대출지원...산은, 대출규모 이미 11조 육박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총 대출액 규모는 대략 11.7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서 산업은행은 6.9조원의 지원을 담당한다. 또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원·에어서울·티웨이항공까지 5개 저비용항공사(LCC)에 각각 2.7조원과 1260억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채권자들이 대거 투자금을 회수하기로 하면서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도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스타트업 업계에는 3000억원 규모의 자금 수혈에도 나섰다.

인도 마힌드라 그룹으로부터 사실상 외면당한 쌍용차도 문제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곤란한 처지에 놓인것. 산은이 가지고 있는 쌍용차 채권은 1900억원가량이다. 당장 오는 7월에는 대출금 900억원 만기가 돌아온다.

앞서 마힌드라는 지난해 12월 12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지원을 검토한다고 알린 바 있다. 단, 마힌드라는 당시 ‘산업은행이 쌍용차를 지원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지난 3일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지원 계획을 돌연 축소했다. 당초 검토했던 2300억원 규모에서 대폭 깎은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 자금만 3개월 간 나눠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산은에 모든 지원을 떠넘긴 상황이다. 산은은 쌍용차에 대한 채권회수는 고사하고 이제는 추가 지원도 고민하게 된 판국이다.

유동성 이미 나빠졌는데 올핸 ‘더’...전문가 “자본여력 확인해야”

코로나발 경제위기로 급증한 대출 규모에 산업은행의 재무건전성은 또 다시 비상에 걸렸다. 이미 증가한 대출 연체율은 감소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데다 나빠진 유동성커버리지(LCR)비율 또한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아울러 지난해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겨우 낮춰놓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올해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해 산은의 가계와 기업대출 모두에서 연체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산은이 수신한 총대출채권기준 0.68%에서 0.86%로 0.27% 높아졌다.

같은 기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유동성은 나빠졌다. 작년 산은의 LCR비율은 109.64%로 전년보다 4.3% 줄어들었다. 현금성 자산은 2018년보다 6조원 가까이 줄었으나 현금유출액이 8조325억원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CR은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자금 인출 등이 발생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유동성 부족을 충당할 수 있도록 현금화 할 수 있는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NPL비율은 2017년 3.49%에서 2018년 4.23%로 0.73% 증가했다. 지난 2018년 산은은 국책은행 중 유일하게 NPL비율이 증가하며 업계의 우려를 낳은 바 있다. 이에 산은은 지난해 하반기에 일반담보부채권 및 회생채권 매각 등을 통해 NPL수치를 2.71% 까지 낮췄다.

하지만 올해는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생존의 기로에 놓인 실정이라 NPL은 더욱 늘어 날 것으로 예견된다. 막대한 대출지원에 따른 건전성 악화에 주의를 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소상공인부터 대기업까지 코로나19 여파 본격화에 2분기엔 기업들의 실적이 더욱 처참할 것이란 전망에 금융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즉 기업들이 빌린 돈을 갚을 여력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는 1분기보다 2분기에 여실히 드러날 것이다. 대기업도 생존기로에 놓일 것”이라면서 “기업들의 대출 상환능력에 따른 대출 부실 사태도 고민해봐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재정 대신 은행을 이용한 경기 부양 대책의 한계는?’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산업은행의 2019년 말 보통주 자본비율(12.3%)은 12.3%로 감내 가능 자본비율을 9%로 가정할 때 인수 가능한 대출금 등 위험가중자산은 5조원에 불과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책은행, 시중은행 모두 국내외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회사”라면서 “무리한 정책지원 시 시장의 신뢰를 잃을 경우 자금 조달 능력과 신용창출 능력이 크게 약화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산업에 부정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KDB산업은행 2019년 기말보고서
사진=KDB산업은행 2019년 기말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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