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사고'...SK건설 해외수주 '빨간불'
'라오스 댐 사고'...SK건설 해외수주 '빨간불'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07.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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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하락으로 동남아 해외수주에 악영향 미칠 것"
세남노이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는 2012년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공동수주해 진행하는 사업으로 이듬해 공사를 시작했다. (사진=SK건설)
세남노이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는 2012년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공동수주해 진행하는 사업으로 이듬해 공사를 시작했다. (사진=SK건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댐’의 사고 책임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5일 라오스통신(KPL)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경 라오스 남동부 아타푸 주에 있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 보조댐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인근 마을 6개가 물에 잠기고, 6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극심한 피해로 이들 지역은 긴급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번 사고원인을 두고 현지 당국과 SK건설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만일 SK건설의 책임으로 판정된다면 해외수주의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SK건설이 지난 2012년 한국서부발전, 현지기업, 태국 전력회사와 합작법인(PNPC)을 구성해 수주한 사업으로, 2013년 2월 착공됐다.

■ 원인 놓고 ‘논란’ 가열...붕괴냐 유실이냐

아직 폭우로 인해 정확한 사고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과 SK건설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현지 언론과 AP통신, BBC 등 외신은 이번 사고에 대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이 붕괴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SK건설 측은 이번 사고원인에 대해 ‘재해’에 비중을 크게 두면서 사고가 아닌 범람이라고 주장했다.

SK건설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평소의 3배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보조댐 5개 가운데 1개가 범람했다"면서 "범람으로 댐 상단 일부가 유실됐지만 절대 붕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다가 이날 보도자료 통해 SK건설은 보조댐이 일부 ‘유실’되면서 사태가 커졌다고 해명했다.

은근슬쩍 ‘범람’에서 ‘유실’로 정정한 셈이다.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를 축소시키기 위한 책임회피성 주장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부실시공과 늑장 대처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시 댐의 공정률은 92%를 넘긴 상태였으나, 일부 유실되면서 부실시공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공기를 5개월 단축한 것도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당시 SK건설은 이례적으로 5개월 앞당겨 댐을 준공했으며, 인센티브로 2000만 달러를 지급받았다.

게다가 사고 직전 보조댐의 유실을 발견하고도 미처 복구 작업을 마치지 못한 것도 안일한 대처라는 비판이다.

일단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라오스 정부과 SK건설은 일단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당국과 SK건설이 사고 원인과 피해 보상 규모 등을 두고 공방이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 SK건설, 동남아 해외수주 ‘비상등’...건설업계 예의주시

SK건설이 이번 사고의 중심에 서면서 향후 해외수주에 비상등이 켜졌다.

일단 피해가 막대한 만큼 SK건설이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해외건설 입찰이 단순히 가격 경쟁력과 시공력이 아닌 국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번 사태는 SK건설의 동남아 수주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SK건설은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에서 건설공사 프로젝트를 연달아 따내면서 동남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올 상반기 해외수주의 절반 이상을 동남아에서 따내면서 수주액 27억2921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수주 2위를 당당히 차지했다.

사고 원인이 SK건설의 책임으로 규명될 경우, SK건설은 물론이고 국내 건설사의 댐 건설공사 해외수주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해외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이 유가 하락 등으로 발주량이 줄자,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수주를 펼치고 있는 상태여서 여파는 클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수주에서 부실시공과 대형사고와 관련된 스캔들은 건설사에게 치명적”이라며 “해외시장 개척이 녹록치 않은 상태에서 신뢰관계를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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