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좋은 서비스가 있어도 타행에서 비슷한 게 생겨날까봐 소극적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완성한 서비스들을 그대로 베껴다 쓰는 경우가 허다해서요.”
화이트페이퍼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업체간 무분별한 ‘서비스 베끼기’ 때문에 정작 고객들이 알아두면 좋은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하지 않는 일이 종종 있다는 설명이다.
개별 은행에서 유사한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독창적으로 고객에게 도움이 될만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보다는 다른 은행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손쉽게 서비스를 만드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하반기부터 금융권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통합멤버십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통합멤버십 서비스는 금융지주 계열사의 멤버십 포인트를 하나로 묶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그러나 포인트 사용처가 온오프라인 제휴사나 각종 금융거래 수수료에 몰려 있다는 점은 모든 금융사가 유사하다.
모바일 금융플랫폼 역시 ‘거기서 거기’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간편송금, 비대면 계좌개설, 무통장 무카드 출금, 모바일 환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큰 틀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잇따라 중금리 대출을 쏟아내고 모바일뱅킹, 자동차대출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마저도 비슷하다.
무분별한 ‘베끼기’는 결국 은행이 매력적인 서비스 개발할 의지를 떨어트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몸을 사리는 거다. 다른 회사의 시행착오를 전부 지켜본 다음에 안전한 부분이 확인되면 그곳에만 투자를 집중한다”며 “이런 행태가 계속되면 결국 은행에 혁신적인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당장 올 봄에는 새로움과 신선함으로 무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머뭇거림에는 성장이 따라올 수 없다. 익숙한 것에서는 매력을 느낄 수 없다. 상상력의 빈곤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