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이아람 기자] 지난 10일 NH농협카드의 시럽카드가 단종을 예고했다. 오는 13일까지 오직 영업점을 통해서만 발급이 가능하고 17일부터는 신규·추가·갱신 발급이 중단될 예정이다. 출시 6개월만의 일이다. 이에 좋은 혜택의 카드는 모두 단종되거나 개악된다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 사랑받았던 '시럽카드' 6개월만에 판매중단
농협 시럽카드는 사용금액에 따라 쿠폰을 주는 형식의 카드다. ▲20만-40만원미만은 1만원 쿠폰 ▲40만-80만원 미만은 2만원 쿠폰 ▲80만-160만원 미만은 4만원 쿠폰 ▲160만-200만원 미만은 8만원 쿠폰, 그 이상은 10만원 쿠폰을 제공한다. 실적 최저금액 기준으로 카드 사용 금액에서 제공되는 혜택의 비율(피킹율)이 5%다. 기존의 카드들이 높아야 3%정도에 그치는 것에 비해 매우 높은 피킹율을 자랑한다.
현재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카드인 농협 시럽카드 단종 소식에 고객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사실 농협 시럽카드는 한차례 개악을 시도한 바 있다. 지난달 NH농협카드는 지급되는 쿠폰을 소액권만 발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주유소 3사(에스오일, GS칼텍스, SK엔크린)와 11번가, 메가박스의 2만원 이상 쿠폰 권종이 폐지되고 제휴사 별로 5000원권 및 1만원권으로만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1회 결제 시 쿠폰 중복사용이 불가하다는 방침으로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물론 가맹점의 양해를 얻어 결제액을 여러번 나눠 계산하는 방식도 가능하겠지만 쿠폰 사용 자체를 귀찮게 만들어 가맹점으로 나가는 비용을 줄이려는 꼼수 개악이라는 비판 피할 수 없었다. 결국 NH농협카드는 결정을 철회했다. 그 후 한 달이 조금 넘은 현재 단종을 결정한 것이다.
NH농협카드 관계자는 "회원 수가 증가하면서 SK플래닛과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났다"며 "비용이 늘면 기존 혜택까지 줄어들 염려가 있어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혜택 쏠쏠한 카드들, 결국 개악 또는 단종
지난해 단종된 롯데카드의 7Unit은 아직도 회자되는 카드다. 연회비는 5000원 정도에 전월 실적 최소 40만원 미만 2% 적립부터 70만원 이상의 경우 7%까지 적립해주는 '쏠쏠한' 카드였다. 전월 이용금액이 100만원을 넘어가면 1만점부터 최대 3만점까지 포인트도 추가로 적립해주었다.
신한 RPM카드는 단종이지만 넓은 의미로 개악됐다고 볼 수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RPM카드를 신한RPM플러스라는 비슷한 이름으로 리뉴얼 했다. 언뜻보면 플러스가 붙은 리뉴얼 버전이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할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이 두 카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유 혜택이다.
이전의 RPM카드의 경우 전월실적에 상관없이 주유시 리터당 100원 적립이 가능했다. 유가가 하락과 함께 주유 부담이 줄면서 포인트를 쉽게 쌓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리뉴얼된 카드는 주유에 전월 실적에 따라 적립내용이 차등 적용된다. 리터당 100원 적립을 받기 위해 필요한 전월 실적은 100만원이나 된다.
카드사들은 수익률 하락으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한다.
■ '단종 전에 가입하자' 카드 발급 '천태만상'... 고객 쏠림 현상 부추겨
SNS나 인터넷 카페에는 혜택 좋은 카드를 수소문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온다. 고객은 해당카드가 단종되거나 개악되기 전에 가입을 서두른다. 어떤 이는 갱신이나 재발급을 제한하는 경우를 대비해 같은 종의 카드를 여러 개 발급 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한대로 신용카드를 보유할 수는 없으니 혜택 좋은 카드만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에 몇몇 카드에만 고객 쏠림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전격 단종되는 농협시럽카드는 올 4월 출시 후 출시 약 반년 만에 사라진다. 기록적으로 짧은 기간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 기간동안 하루 평균 3000좌가 개설되며 출시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20만 계좌를 돌파하는 폭발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신용카드 이용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신용정보회사에 차주로 등록된 사람들의 1인당 카드 보유수는 평균 2.49장이다.
노 연구위원은 2013년 4월 휴면 카드 자동 해지 약관 시행을 보유 카드 수가 감소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2009년 2.79장보다 10%넘게 줄어든 수치지만 당시보다 현재 카드 유지 기준이 더욱 어려워진 것에 비하며 크게 줄어든 수치는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다.
보유카드수가 소폭 줄어든 반면 1명이 이용하는 평균 카드 수는 2009년보다 30%가까이 늘어난 1.4장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