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국내 대기업들은 M&A(인수합병)시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한 국내 증권사들보다는 글로벌 IB(투자은행)를 선택했지만, 해외 IB들은 국내 기업 사정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 전략적 제휴로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및 해외기업의 국내기업 인수 등 국경 간 M&A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이 31일 오전 10시 본사에서 마련된 세계적 투자은행 Evercore(에버코어) CEO 랄프 숄스타인(Ralph Schlosstein)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로써 글로벌 투자은행(IB)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되었다.
■ NH투자증권 "에버코어 해외네트워크로 글로벌 IB로 거듭나겠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외국계 IB들이 연 5000억 안팎의 국내 기업 M&A 중개시장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 이해도가 강한 NH투자증권은 이번 협력 강화를 통해 순수 M&A 자문서비스와 해외 네트워크, 해외 M&A 이력 등을 갖춘 에버코어와 시너지를 꾀해 글로벌 IB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삼성증권의 로스차일드 협력 등 성공 사례에 자극받은 NH투자증권은 지난 2011년 미국계 IB인 에버코어와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는 글로벌 네트워크 부족이라는 국내 IB들의 최대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에버코어는 1995년 설립되어 현재 9개국에 총 1,400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 중인 미국 소재 투자은행으로, 설립 이후 2조 달러(2200조원) 이상 되는 천문학적 규모의 M&A 거래를 자문하는 등 M&A 업계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 에버코어 "한국에 IT·헬스케어·바이오 사들일 만한 기업 많아"
이날 랄프 숄스타인 에버코어 CEO는 국내 기업이 해외투자에서 창출하는 '아웃바운드 M&A'와 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꾀할 수 있는 '인바운드 M&A'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엔 기업 재벌이 많이 있는 상황이고, 그간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지만 앞으로 성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며 "기업이 축적한 자본금으로 다른 나라로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미국, 유럽, 중남미 등 해외자산을 취득하는 경향이 더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한국엔 IT(정보기술), 헬스케어, 바이오 부문 회사들의 강점이 많다"며 해외 기업들이 한국의 이러한 분야에 기술력을 보유한 괜찮은 회사에 투자하거나 M&A 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M&A 부문에서 탁월한 역량을 가진 에버코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당사의 해외 M&A 자문역량이 크게 향상되고 NH투자증권이 글로벌 IB로 성장하는데 질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IB는 IPO(기업공개), M&a,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과 PEF(사모펀드), PF(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금융회사에서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사업을 뜻한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투자금융부문에서 순영업수익 1255억원을 냈고, 기업 인수합병을 지원하는 인수금융 분야에서 이자수익 500억원 가량을 벌어들인 바 있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을 뺀 뒤 채권평가·처분손익 등을 더한 것을 뜻한다.
현재 금융위원회에서 내놓은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IB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자본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이 이번 에버코어와 전략적 제휴를 계기로, 글로벌 IB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