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설명회가 장난인가"…태영, 워크아웃 개시 의지 의문
"채권단 설명회가 장난인가"…태영, 워크아웃 개시 의지 의문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1.04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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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대주주 책임 없는 자구책 논란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1차 채권단 설명회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채권단 400여 곳이 참석했다.
3일 오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관련 안내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대채무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모그룹 및 대주주가 책임 있는 고통 분담안을 내놓기는커녕 상식선을 벗어나는 행보를 보여 논란이다.

당초 관심사항이었던 사재출연 규모와 SBS 지분 매각 등 핵심을 다 빼고 기대 수준 이하의 자구책을 제시하면서 지원을 되려 압박하는 모양새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주채권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질타하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채권단 400여곳 이상을 불러모아 자구안 첫 설명회를 열었다. 윤세영 회장이 눈물을 보이며 읍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7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새로운 내용이 없어 자리를 뜬 참석자가 속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 설명회 시작부터 채권단의 반응이 싸늘했던 원인에는 태영 측이 자구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기존 약속도 어긴데다 이날 자구안에서도 총수 일가의 사재출연 규모, 핵심 계열사 매각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설명회 직후 백브리핑에서 "태영 측이 애초 약속한 자구 계획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다. 오늘은 자구안을 제시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만 한 걸로는 상식적으로 채권단 75%가 동의한다고 기대하긴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400억원만 태영건설에 지원했고, 블루원 지분 관련 자금도 워크아웃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티와이(TY)홀딩스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태영건설은 금융당국의 예상과 달리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상거래채권 1485억원 중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451억원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3일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채권단 설명회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태영건설이 내놓은 자구책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을 유동성확보에 지원 ▲계열사인 에코비트 매각 추진→매각대금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제공과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제공 등 크게 4가지인데, 기존 알려진 것에서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다. 

양윤석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 전무는 채권단 설명회에 참석해 "(SBS 지분매각은) 방송법 등 법적 제약과 조건이 많다"고 했다. 또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은) 충분히 필요성을 인식하고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며 즉답은 피했다. 

채권단은 이달 11일 1차 채권단협의회를 열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태영 측이 이미 신뢰를 잇달아 깨고 있어 회의적 시선이 나오는 상황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불발되면 법원의 회생절차(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법정관리로 가면 워크아웃과 달리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을 포함한 모든 채권이 동결돼 협력업체들의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대주주가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와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주주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사진=태영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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