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건설기술 확보하고 상생협력까지 꾀하는 건설사들
스마트 건설기술 확보하고 상생협력까지 꾀하는 건설사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1.01.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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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과 플랜에이치의 오픈이노베이션 모습. (사진=호반건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드론이 상공을 배회하면서 건설 현장을 돌보고 로봇이 건자재를 나른다. 이를 관리하는 사람은 멀리 떨어진 본사 사무실에 상주한다. 현장의 일꾼들은 웨어러블 로봇의 힘으로 무거운 자재를 가뿐히 들어 옮긴다. 사람의 손을 거친 평면적인 주택 설계는 첨단 기술을 입어 3차원으로 재탄생한다. 업무 시간 단축은 덤이다.

건설사들이 스마트 건설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빅데이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은 기본이다. 로봇, 드론,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까지 건설 현장과 업무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를 자체 개발하기도 하지만,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이들과 업무협약을 맺어 건설업 생태계의 상생협력에도 이바지하는 모습이다.

■ 현대·호반건설, 3D 건축자동설계 스타트업에 투자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호반건설은 '인공지능(AI)기반 건축자동설계 솔루션' 전문기업인 ‘텐일레븐에’ 지분을 투자한다.

텐일레븐은 지난 2014년 설립된 신생 회사다. 사업지의 지형, 조망, 건축 법규 등을 분석해 최적의 공동주택 배치 설계안을 도출하는 AI 건축자동설계 서비스 '빌드잇'을 제공한다. 빌드잇 솔루션을 통하면 복잡하고 반복적인 건축 설계 과정을 자동화해 업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를 활용한 배치 계획이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최종안으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에서 개최한 3차원 경관 심의 기술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의 수주 및 영업에 해당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이 회사에 6%의 지분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앞서 지난해 10월 ‘2025 전략’을 발표하고 건설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전략적 투자를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아파트 단지 내 태양광 발전 최적 배치 등 친환경 건축물 설계 기술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모듈러 주택 분야에서도 자동설계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부터 자체 개발한 현장안전관리시스템 '하이오스'(HIos)를 건설 현장에 도입했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이 기술은 ▲근로자 위치 확인 ▲장비 협착 방지 ▲타워크레인 충돌 방지 ▲가스 농도 감지 ▲풍속 감지 ▲흙막이 가시설 붕괴 방지 등 총 6가지 기술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웨어러블 로봇 등 스마트 건설기술의 시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현대건설

이번에 함께 투자를 진행한 호반건설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건설, 기술 기반의 4차 산업 육성을 위한 그룹 비전을 선포하고 이행 중이다. 현업 부서 실무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비대면·AI 기술 등을 도입, 스마트 건설 체계에 대응하고 있다.

텐일레븐은 지난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호반건설이 발굴한 기업이다. 호반건설은 빌드잇 솔루션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면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는 민간 투자 주도의 기술 창업 프로그램 'TIPS'를 통해 연구개발(R&D) 자금 확보를 지원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텐일레븐과 함께 건축자동설계 솔루션 적용과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호반건설과 건설 분야의 혁신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이 밖에도 도심형 스마트 팜 기업 ‘쎄슬프라이머스’, 안면인식 기반 보안솔루션 업체 ‘CVT’, 디지털트윈 기술의 ‘플럭시티’, 프롭테크 기업 ‘지인플러스’ 등에도 투자했다.

■ 스타트업 협력으로 스마트 건설기술 확보 속도전

GS건설은 건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큐픽스’(Cupix)와 협력해 지난해부터 미국의 로봇 개발 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폿(SPOT)’을 현장에 도입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스폿이 수집한 데이터는 건물정보 모델링(BIM) 데이터와 통합해 안전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일찍이 드론 전문가를 사내에 두고 건설 측량에 집중하는 등 드론을 활용한 건설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대우건설은 이를 관제 시스템에도 도입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원격드론관제시스템(DW-CDS)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용 앱과 프로그램을 통해 관제센터에서 종합 관제와 드론 원격 제어를 수행하는 형태다. 최대 256개 현장을 동시에 관찰할 수 있어, 공사 진행 사항과 함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시설에 대한 점검 등에 효과적이다.

사진=대우건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이 밖에도 드론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아스트로엑스(AstroX)’에 지분 30%를 투자하는 등, 신사업본부에서 운영하는 B.T.S(Build Together Startups)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힘쓰고 있다.

동부건설 역시 드론을 현장에 도입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9월 드론 스타트업 ‘카르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카르타의 드론 제어, 수집 데이터 분석, 다중 접속 및 데이터 솔루션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 플랫폼 시스템’을 최적화해 추가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2023년까지 총 20개 현장에 드론과 BIM 시스템을 적용한다.

동부건설은 향후 프리패브 공법, AR·VR, 로봇, IoT, 빅데이터, AI, MG(원거리 머신 가이드)·MC(원격 머신 컨트롤) 등 스마트 건설기술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버추얼 동부’(Virtual Dongbu)를 구현한다는 포부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스마트 건설기술을 성공적으로 정착 시켜 경쟁력을 확보하고,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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