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농사짓고 캠핑하고…'집콕' 시대 겨냥한 커뮤니티
아파트서 농사짓고 캠핑하고…'집콕' 시대 겨냥한 커뮤니티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2.11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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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확장에 따른 질적 성장도 필요
남산자이하늘채 커뮤니티 (사진=GS건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건설사들이 아파트 단지에 식품 업체를 유치해 다이닝을 제공하고 프리미엄 영화관을 세운다. 작은 농장과 캠핑장을 조성한 단지도 눈에 띈다. 건설사들이 최근 커뮤니티 시설을 확장하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가까이 지속함에 따라 거리 두기가 미덕이 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입주민들의 단지 내 여가 활동을 도우려는 건설사들의 노력이다. 과거 일부 단지에만 적용돼 명품 단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됐던 커뮤니티 시설이 일반화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양적인 확대 외에도 주민 개개인을 고려한 질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GS건설 '자이안 비' 통합…현대건설 'H 시리즈'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업계 최초로 별도의 커뮤니티 통합 브랜드 '자이안 비(XIAN vie)'를 출시했다. 자이(Xi)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입주민의 경험과 가치에 주목해 단순한 시설에 불과했던 커뮤니티를 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는 설명이다. 자이안 비의 특징은 입주민의 요구에 따라 꾸준히 변경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커뮤니티처럼 동일한 시설과 서비스가 전 단지에 획일하게 제공되는 것이 아닌, 단지 여건에 맞게 조성된다.

GS건설은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 시설 '자이안센터'를 운영하는 등, 단지 내 커뮤니티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입주민은 자이안 비를 통해 다이닝, 베이커리, 카페 등 외식 공간과 함께 전문 아이돌봄 서비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클래스 101' 등을 즐길 수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향후 분양 단지에 펫시터 예약, 세탁, 카쉐어링, 택배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며 "현재 제휴 업체와 협업을 추진 중"이라고 부연했다.

사진=GS건설
사진=GS건설

GS건설은 또 입주민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스크린 골프와 독서실 등을 24시간 운영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입주민들의 일상이 된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유 오피스도 선보인다. 이달 분양 예정인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에 처음으로 적용된다.

앞서 GS건설은 지난달 CJ CGV와 업무 협약을 맺고 단지 내에 커뮤니티 시네마를 조성하기로 했다. 규모는 CGV 골드클래스 수준의 프리미엄 상영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은 영화 외에도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콘서트, 스포츠 생중계 등을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 '서초 그랑자이'에 내년 6월 1호점을 연다.

'H 시리즈'로 유명한 현대건설은 단지 내에 작은 농장을 만들었다. 'H 클린팜'은 현대건설이 올해 내놓은 커뮤니티 특화 시설 중 하나다. 입주민들은 미세 먼지를 포함한 외부의 유해한 환경을 피해 H 클린팜에서 친환경 케일, 로메인, 버터헤드 상추 등을 포함한 엽채류를 직접 재배할 수 있다. 어린이 현장 학습 및 교육이 가능한 체험 교육실, 내부 온도 및 습도 조절을 도와주는 항온항습실, 수확 이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준비실 등도 함께 구성된다. 현대건설은 H 클린팜에 세계 특허 출원된 '초밀식 자동화 재배 기술'을 적용해 작은 면적에도 많은 입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초밀식 재배는 간격을 좁혀 재배하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의 'H 클린팜'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의 'H 클린팜'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이 외에도 미세 먼지로부터 자유로운 실내 놀이터 'H 아이숲', 단지 내에서 세차와 간단한 정비를 할 수 있는 공간인 'H 오토존' 등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10일 청약 접수를 마친 '오산 롯데캐슬 스카이파크'에 축구장 크기보다 큰 지역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했다. 약 1만1000㎡ 규모로 조성되는 이 시설에는 오산 최초의 단지 내 실내수영장(유아용 풀장 포함)을 비롯해 2개 층 높이의 멀티코트, 실내 골프클럽, 피트니스 센터 등이 들어선다. 키즈카페, 키즈짐 등 아이들을 위한 특화 시설도 눈에 띈다. 북카페, 다목적 홀과 쿠킹라운지 등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쌍용건설은 경기 안성에 공급하는 '쌍용 더 플래티넘 프리미어'에 글램핑 파크를 조성한다.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어려워진 캠핑족들을 겨냥한 시설이다. 또 계절에 따라 워터파크나 놀이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플레이파크'와 펫팸족을 위한 반려동물 놀이터 '펫가든'도 들어선다.

■ 시설·서비스 확대 추세…질적 확장 고려해야

이처럼 건설사들이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 설치에 방점을 두면서 각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질적인 확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양적 팽창뿐만 아니라, 입주민 개인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훈 강원대 건설융합학부 교수는 '공동주택단지 커뮤니티 시설 모델제안' 연구에서 "공동주택 관련 법규에서 규정하고 있는 커뮤니티 시설 기준에 견줘 실제 계획되고 있는 시설의 양상은 양적으로 충분히 이뤄지고 있으나, 프로그램의 다양성에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이는 점차 여가의 질 향상을 기대하는 거주민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리적 시설의 양적 확보뿐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주거환경학회에 실린 '아파트 커뮤니티가 주거 만족도 및 지속 거주 의사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이와 같은 지적을 제기한다. 학회는 "물리적 커뮤니티의 구성 요소 중 비운동시설은 주거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만 운동시설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향후 아파트 커뮤니티의 설계 및 조성은 개인적인 휴식과 편안함,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비운동시설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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