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본경색 올까 은행대출 늘린다...3월들어 대출잔액 1조8000억↑
대기업, 자본경색 올까 은행대출 늘린다...3월들어 대출잔액 1조8000억↑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3.2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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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현재 78조6731억원으로, 지난 2월 말보다 1조7819억원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현재 78조6731억원으로, 지난 2월 말보다 1조7819억원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직적금융시장에서 회사채 등을 통해 직접 자금조달을 해온 대기업들이 최근 들어 은행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조달비용이 더 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본시장 경색 조짐이 보이자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당장 만기가 도래해 채권자에게 물어줘야 할 회사채 규모가 상당한 점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현재 78조6731억원으로, 지난 2월 말보다 1조7819억원 늘었다.

또 이달 들어서는 지난 20일까지 늘어난 규모가 2월 한달간 증가액(7883억원)의 두배를 넘고, 1월 한달간 증가액(1조7399억원)보다 많다.

1월을 제외한 다른 달에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1조7000억원가량 늘어난 사례는 최근 2년 이내에 없었다.

예컨대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2018년 1월 74조3313억원에서 올 1월 73조8190억원으로 5123억원 줄었다. 2년 사이 변동률이 0.7%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은 385조4917억원에서 447조2475억원으로 16.0%(61조7558억원)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대기업은 통상 직접금융시장에서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대출 잔액은 일정 수준에서 증감을 거듭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자본시장이 경색조짐을 보이자 자금 확보 차원에서 은행 대출로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갑작스러운 은행 대출 증가는 대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회사채가 투자자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어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당장 내달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도 상당하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원이다. 금투협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1년 이래 4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또 4월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38조3720억원이다.

대기업은 차환 발행으로 회사채 만기를 연장할 수 없다면, 현금을 마련해 채권 보유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정부가 10조원 이상의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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