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내다본 정의선, 눈앞 이익보다 '고객신뢰'로 현대차 업그레이드
멀리 내다본 정의선, 눈앞 이익보다 '고객신뢰'로 현대차 업그레이드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0.1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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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세타 보상에 결함비용 9000억원 지출할 듯 "
"단기 실적·주가 모두 '출렁'...중장기적 리스크 해소는 긍정적"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 잠정 전망치는 각각 4566억원, 2035억원으로 집계됐다. (표=화이트페이퍼)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 잠정 전망치는 각각 4566억원, 2035억원으로 집계됐다. (표=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현대차그룹이 세타 엔진 결함 논란의 종지부를 찍게 됐지만, 장내는 술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세타2 GDi 엔진 집단소송에 합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순항이 예고됐던 3분기 실적은 수 천억원의 품질보증 비용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단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 회복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높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 정의선의 정면돌파... 해묵은 세타 논란, 4년 만에 종지부

현대·기아차가 세타 엔진 결함 논란을 4년 만에 종결짓게 됐다.

지난 11일 현대·기아차는 세타2 GDi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 예방 안전 신기술인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 적용을 확대하고, 차량 엔진을 평생 보증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2015년과 2017년 미국과 한국공장 엔진 제조과정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시동 꺼짐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발견돼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이번 보증 대상 차량은 미국 417만대, 한국 52만대 등 모두 총 469만 대에 이른다. 이들 차량의 엔진 평생보증 및 고객 보상 등을 포함한 총비용은 9000억원으로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모든 사안을 계속 점검하고, 고객 지향의 기술 개발 및 품질 확보를 통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해묵은 과제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더욱이 엔진 평생보증은 자동차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조치여서 ‘통 큰’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승적 결단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고객 중심’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칼라일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은 고객”이라고 강조하면서 “서비스·제품 등 모든 측면에서 고객에게 집중하기 위해 더 노력할 여지가 없는지를 자문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현대·기아차, 3분기 ‘실적쇼크’... 중장기적으로는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이번 조치로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비상등이 켜지게 됐다. 일단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과 브랜드 신뢰 회복에 나서게 됐지만, 단기적 실적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4일 에프엔가이드의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 잠정 전망치는 각각 4566억원, 20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기아차에 각각 6000억원, 3000억원 등 총 9000억원의 품질 관련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당초 시장기대치 1조644억원, 4923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실적쇼크'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보상금 지립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리콜 적정성 조사가 진행 중인데, 여기서 만일 늑장 리콜이 판명 난다면 과징금이나 합의금 등을 더 지급할 수도 있어서다. 여기에다가 민사소송 외 형사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문이다.

이러한 여파 등으로 현대·기아차의 주가는 약세다. 다만, 소송관련 비용은 일회성 비용인만큼 향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3.17% 내린 1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차도 2.74% 내린 4만800원에 장 마감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분기에도 엔진 리콜과 관련해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반영해 실적 쇼크를 경험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선제적으로 금액을 확정 발표해 작년보다 충격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에서 기대치를 하회하는 일회성 요인이 발생은 아쉽지만, 잠재적으로 주가를 눌러오던 악재가 해소됐고 중장기 실적 턴어라운드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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