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최근 공기업에서 시작된 블라인드 채용이 금융투자업 관련 공기업에도 확산되는 추세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차별 없는 채용' 방침에 일조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입사지원서에 신체 조건이나 학력 등을 기재하지 않는 등 선입견이나 차별적 요소를 배제하고 채용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우리 사회엔 전반적으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능력이 있는지 보다는 성별, 나이, 대학, 지역이라는 편견을 갖고 바라보는 문제가 만연해 있다. 하지만 그 대안으로의 블라인드 채용은 부작용 소지도 있다.
■ 금감원-거래소-예탁원 블라인드 채용 확대 실시
1일 금융감독원은 5급 신입직원 57명 뽑기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류전형을 폐지하는 대신 객관식 필기시험을 도입하고 면접전형에서만 적용했던 블라인드 채용방식은 전 과정으로 확대한다.
입사지원서 상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학력, 가족사항, 주소와 같은 항목이나 직무능력과의 연관성이 부족한 학점 등의 항목은 아예 삭제하기로 했다. 사진은 필기시험시 본인확인 용도로만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지방 인재 채용을 위해 관련 항목을 기재하도록 할 예정이다. 채용 분야는 지난해와 같은 경영학·법학·경제학·IT·통계학·금융공학·소비자학 등 7가지다.
한국거래소 역시 내년 신입직원을 블라인드 확대 방안을 통해 공개 채용한다고 밝혔다. 입사지원서에서 학력, 가족관계, 성별, 연령 등 항목을 제거하고 전형 단계별로 '블라인드 심사'를 강화한다.
한국예탁결제원도 마찬가지다. 예탁결제원은 이날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에 부응해 입사지원서 상에 사진, 나이, 학력, 자격증, 어학을 모두 배제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보훈대상자, 장애인, 사회적 취약계층 등을 우대할 방침이다. 특히 보훈대상자는 채용인원 3명을 별도 할당했다.
■ 블라인드가 다 좋은 건 아냐, 직무능력 평가 강화해야
블라인드 채용이 차별 없는 고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에 긍정적인 목적이 있지만 역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박원우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차별하지 않기 위해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는 의도는 좋지만 그러면서도 사람을 채용할 때 추첨하듯 하는 건 안되기에 자질, 적합성 기준을 강화하고 어디까지를 블라인드 채용으로 확대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블라인드 채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모든 게 미흡한 상황에서 블라인드만을 채택한다고 좋은 인재를 뽑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채용 과정에서 개인기호와 같은 또다른 편견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상에도 찬반 의견이 있다. 일부 네티즌은 "블라인드 채용이 말이 되는냐"며 "열심히 공부하는 동안 누군가는 열심히 놀았는데 블라인드로 좋은 회사 간다는 게"라고 푸념했다. 다른 네티즌은 "블라인드 채용이 오히려 명문대학 출신자를 더 많이 뽑게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직무적합성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직무능력 중심의 평가를 위해 자기소개서에 직무 관련 교육, 자격,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게 할 예정이다. 거래소도 경영학, 경제학, 법학, 수학, 통계학, 정보기술 등 5과목 중 선택해 필히 필기시험을 실시해야 하며 예탁원은 이번에 직무능력 중심의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채용제도를 적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