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이아람 기자] 시중은행이 지점과 직원은 물론 ATM기기까지 없애는 다이어트를 감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은행 총 임직원 수는 11만 4775만명이다. 지난 1년 새 2248명이 줄어든 수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중 전체 조회서비스에서 모바일을 포함한 인터넷뱅킹 비중이 8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주요 4개 은행의 자동화기기(CD/ATM) 설치 대수는 2만5928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461대 감소한 것이다.
은행들은 대부분의 거래가 비대면으로 가능하며 이용빈도가 낮은 영업점과 ATM을 중심으로 축소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직접 창구를 찾는 사람이 많다.
카드거래가 많지만 아직도 현금이 필요한 곳도 있다. 축의금, 부의금과 같은 경조사비는 현금으로 주고받는다. 지하철 정기권의 경우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고 오직 현금으로만 사고 충전할 수 있다.
은행업무의 80%가 비대면으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단순 조회업무에 한한다. 계좌개설, 대출 상담 등은 여전히 은행에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간편함과 저렴한 수수료로 많은 사람이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지만 아직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도 적지 않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 중 60대 이상은 5%에 불과하다.
은행들이 제공하는 금융교육도 노령층의 경우 은퇴자산 관리, 금융사기 예방에 집중돼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거래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졌다.
주변의 지점과 ATM기기가 없어지자 주거래은행을 바꾸는 고객도 생기고 있다. 연내에 은행 오프라인 영업점을 80%이상을 통폐합하겠다고 밝힌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이탈 고객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5월 중 은행의 이탈고객수는 7045명으로 지난 4월(1752명)에 비해 302.11% 수직상승했다. 씨티은행 측은 무거래 신탁 계좌정리로 인한 고객 이탈이라 설명했으나 노조측은 거래 불편을 지목했다
그럼에도 올해 은행들의 몸집 줄이기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대규모 희망퇴직은 물론 은행권 수장 모두 디지털을 강조하며 영업점은 물론 ATM까지 줄이겠다고 공언하면서 오히려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4차산업혁명에 빠르게 발맞추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나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금융의 공공성만 훼손하고 디지털 격차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기술로 혹시 모를 불편에 안정장치를 마련하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