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이아람 기자] 우리경제의 뇌관으로 가계부채와 함께 청년과 자영업자의 대출이 지목되고 있다. 청년의 경우 취업난으로 소득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빚을 짊어지고 신용이 점점 낮아지는 모양새다. 자영업자 역시 경기침체 속에서 생계형 대출을 늘리면서 내년 더 큰 위험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 줄어든 일자리에 빚만 짊어진 젊은 층 늘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 청년층 금융 현황 및 발전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20대 평균 부채는 올해 6월 기준 2203만원이다. 다른 연령대보다는 낮지만 타 연령대 대부분 부채가 주택담보대출 때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은 학자금 대출이다.
그러나 높은 학비를 감수하고 졸업해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멀기만 하다. 들어갈 수 있는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10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8.5%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상승하며 1999년 8.6%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아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취업준비생이나 취업포기자는 통계상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청년실업자는 더 많다고 봐도 무관하다.
고용한파가 매서워지면서 청년들은 학자금을 상환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체납 규모는 1만5034건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총 110억6300만원이다.
청년들은 소득 없이 빚만 떠안고 있으니 연체가 늘고 있다. 신용도는 내려가고 돈은 필요해 고금리 대출에도 손을 대면서 개인파산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20대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2013년 6098명이었으나 2년만인 지난해 8023명으로 확대됐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학자금 등 소액으로 시작된 청년층 부채가 취업난, 대부업체 등의 공격적 영업, 신용불량자 급증으로 악순환이 고착화되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 경기침체 속 자영업자들…부채는 느는데 상환능력은 제자리 걸음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국세청으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창업한 자영업자는 967만5760명이다. 이 가운데 문을 닫은 자영업자는 799만309명으로 폐업률이 82.6%에 달한다. 특히 창업 접근성이 좋은 소매업·서비스업·음식업에서 폐업률이 높았다.
그러나 시장에서 살아남은 자영업자들의 생활도 녹록치 못한 형편이다. 통계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자영업 현황분석'에 따르면 매출액을 기준으로 연간 1200만원도 벌어들이지 못하는 곳이 101만 8000곳으로 전체의 20.1%에 달했다. 비중 순위로 따지면 두 번째로 많다. 자영업 점포 5곳 중 1곳은 한 달에 100만원도 벌기 어려운 것이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궁핍함이 높아지자 자영업 대출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50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과 비교해 17조 5000억원이 늘었다.
자영업자 대출은 가계부채가 아닌 기업부채로 인식된다. 따라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를 받지 않고 사업성을 기준으로 대출한도와 금리를 산정해 위험도가 높다.
제2금융권에서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 확대도 눈에 띈다. 6월말 제2금융에서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39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10조가 늘었다.
그럼에도 자영업 대출를 규제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생계형인 탓에 바로 원금 분할상환이 적절치 않다는 시선도 있기 때문이다.
■ 금리 상승에 오르기 시작하는 연체율…내년 경기도 어두워
최근 카드 현금서비스 연체율이 올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9월 말 기준 현금서비스 연체율은 2.7%로 지난해 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금리 상승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중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현금서비스 연체율이 오른 것이다. 이에 다른 대출에서의 연체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폐업 위기에 처할 자영업자가 50만 곳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여러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 초반대로 점쳤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3%, 한국개발연구원(KDI) 2.4%다. 경제침체와 함께 고용 한파와 자영업자의 어려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업황 악화 등 소득 충격이 있으면 청년·고령층 자영업자 부채가 부실화할 위험이 크다”며 “부채의 질과 총량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