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들의 금리장사가 심화되고 있다. 기준금리를 웃도는 금리를 얹어주는 예적금은 줄고 대출상환금에 붙이는 가산금리는 높아지는 추세다.
■ 은행권 이자 2% 넘는 예적금 '0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예적금 이자가 연 2%에 채 못미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기 전에는 금리가 연 2%에 달하는 예적금을 찾기가 쉬웠지만 인하 후 상황이 달라졌다.
금융상품 통합공시 시스템 ‘금융상품 한눈에’에 따르면 연 2%대 이자를 얹어주는 예적금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을 통틀어 단 한 건도 없다.
시중은행 예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신한은행의 '신한 스마트 정기예금'으로 그나마도 연 이율이 1.66%에 그쳤다.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이 연 1.56%로 뒤를 이었다.
두 상품의 세후 이자율은 이보다 낮은 1.40%, 1.32%에 머물렀다. 기준금리가 1.25%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예금으로는 0.07~0.15%의 금리만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적금 역시 별반 다를 바 없다. 금리가 가장 높은 시중은행 적금은 '신한 헬스플러스 적금'으로 12월제 기준 금리는 연 1.70%다. 세후 이자율은 1.44%에 그쳤다.
두 번째로 금리가 높은 상품은 우리은행의 ‘올포미 적금’이다. 12개월제 기준 연 1.65%의 금리를 제공하며 가입자가 세후 실질적으로 수취하는 이자는 1.4%에 머물렀다.
■ 대출금리는 '가산금리' 타고 오름세
곤두박질 친 예적금 금리와는 달리 은행이 대출을 해주고 수취하는 가산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지난 6월 기준 4대 시중은행 (신한·우리·국민·KEB하나)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전부 오름세를 보였다. 우리은행 1.20%, KEB하나은행 1.22%, 신한은행 1.27%, 국민은행 1.25% 수준이었으나 10월에는 각각 1.70%, 1.25%, 1.44%, 1.44%로 뛰어올랐다. 0.02~0.5%포인트 가량 상승한 셈이다.
특히나 KEB하나은행은 일반신용대출의 가산금리도 끌어올렸다. 6월 2.64%에서 10월 2.93%로 인상했다. 동기간 나머지 세개 은행은 내렸다.
한은이 지난 6월부터 기준금리를 초저금리인 1.25%로 유지해오고 있지만 대출시장에선 저금리 온기를 체감할 수 없는 실정이다.
■ "순이자마진 줄었다지만...깜깜이 셈법 지나쳐"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순이자마진이 줄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 3월 국내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은 사상 최저 수준인 1.55%까지 추락했다. 이는 3분기가 마무리된 현재도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내 있을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오는 12월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이를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선반영하는 추세“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되면 수신 금리에서 발생할 손실분을 대출 금리에서 메우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분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대비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코픽스 금리는 단 한 차례 0.04%포인트 올랐다. 이에 비해 은행 주담대 가산금리가 최대 0.5%포인트 오른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당국이 대출을 죄는데 직접 나섰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가산금리를 정할 수 있는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은행은 당국의 정책 방향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