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화려함과 부유함이 가득차 보이는 패션계. 모델과 연예인은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다. 모델들은 멋지고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그들의 노동 환경은 가혹하다. 보통 계약직 신세라 언제 일자리가 없어질지 항상 불안하다. 감정 노동자로 ‘옷걸이’ 취급을 당하면서도 항상 웃음을 유지해야 한다. 보수도 천차만별이다.
패션 모델 출신 대학교 교수가 쓴 <당신의 아름다움은 얼마입니까>(처음북스. 2016)는 모델과 패션계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까지 풍성한 내용을 담았다. 특히 저자에 따르면 이 책은 ‘패션 룩’에 관한 이야기다.
룩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미美와 다르다. 특이한 종류의 자질이라고 할 수 있다. 모델은 자신의 ‘신체 자본bodily capital'을 사진가와 캐스팅 디렉터, 스타일리스트나 디자이너 같은 패션계 클라이언트에게 판다. 그 중간에 모델 에이전트가 있다. ‘모델의 룩’은 사람의 신체 특정 부위가 이렇게 생겨야한다는 걸 나타내기도 한다.
“모델은 기본적으로 젊음, 깨끗한 피부, 건강한 치아, 신체 비율 등이 이상적인 서양 여성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이 기준은 구체적인 키와 몸무게에 대한 요구사항을 고수한다. 여성 모델은 적어도 키가 180센티미터에 가슴 34, 허리 24, 엉덩이는 34 사이즈여야 한다. 남성 모델은 180에서 190센티미터 사이의 키, 허리 32, 가슴 39~40 사이즈가 표준이다. 한 스타일리스트의 말을 빌리자면, “고리타분하지만 적절한 공식“이 좋은 모델의 요건인 것이다.” (p.15)
실제로는 이 공식만으로 모델을 결정할 수 없다. 특정 모델을 다른 모델보다 선호하게 만드는 사소하고 미묘한 차이들이 있다. 이런 차이가 ‘룩’이다. 모델의 고유한 외모와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룩은 매우 모호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값을 매겨야 할까?
할리우드의 유명 각본가 윌리엄 골드만은 문화 시장에서는 “아무도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모델이 되고 모델로 성공하는 것은 모델의 능력 밖이라는 것. 자기 의지로 시작했든 스카우트 되었든 모델이 되면 자신의 커리어를 운명이나 행운, 타이밍 등에 어느 정도 맡길 생각을 해야 한다. 모델 일은 ‘논리가 없는 게임’이기도 하다.
책은 저자가 뉴욕과 런던에서 모델로 직접 활동하며 겪은 경험이기도 하다. 또한 인터뷰를 통한 패션계의 뒷모습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패션계의 화려함 뿐만 아니라 불안함과 어두움도 볼 수 있다. 그리 가볍지 않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