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횡령, 은행은 최근에 알아
당국·은행권 내부통제 강화 공염불 우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BNK경남은행에서 562억원에 달하는 횡령사건이 발생해 은행권에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주된 배경이 개인의 일탈에 기인하더라도 경남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한게 맞냐는 의구심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은행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 직원에 대한 윤리의식 교육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분석팀을 신설해 객관적인 조사와 세밀한 분석을 통해 전면적인 시스템 정비 등 강도 높은 추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후약방문 대응이란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 내부통제 시스템 회피했다지만 작동 의문
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A씨는 2007년 1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하면서 총 562억원에 달하는 돈을 횡령했다. 가족 명의 계좌로 대출(상환) 자금을 이체하거나 대출서류를 위조하는 등 전형적인 횡령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경남은행은 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직원이 업무상 불법행위를 한 정황을 확인하고 자체 조사를 실시했으며, 해당 직원은 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을 회피하기 위해 사문서를 위·변조하는 등 불법적이고 일탈적인 수단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경남은행은 조사결과 A씨의 PF대출 관련 자금 횡령 혐의를 78억원(A건)과 484억원(B건) 등 2건으로 확인됐다고 각각 나눠 설명했다. 이 중 B건은 경남은행이 금융감독원에 7월 20일 1차 보고 후 다음 날부터 즉각 실시된 금감원의 현장조사 기간에 은행의 2차 보고를 통해 추가된 것으로 자체감사 역량에 문제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세부적으로 경남은행 직원 A씨는 2016년 부실화된 대출 상환 용도로 78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 2021년부터는 차주(PF 시행사)의 자금인출 관련 서류를 위·변조하는 방법으로 326억원을 횡령했고, 작년에는 은행이 취급한 PF대출 상환자금 158억원을 상환처리하지 않고 유용한 혐의가 있다.
이번 경남은행 횡령액은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600억원대 대형 횡령사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당시에도 횡령 액수 자체부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는데, 이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된 가운데 1년 만에 역대 최대에 버금가는 은행 횡령 사고가 또 터진 상황이다.
■ 내부통제분석팀 신설 등 사후조치 잰걸음
경남은행은 사후 조치에 전력을 쏟고 있다. 우선 현재 검찰과 금융당국이 수사·검사에 착수해있는 것과 관련해 "금감원 검사에 긴밀히 협력해 사건발생 경로 등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 중이며, 향후 있을 수사기관 조사에도 적극 협조해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남은행 자체 내부통제 분석팀도 신설해 객관적인 조사와 세밀한 분석을 통해 전면적인 시스템 정비 등 강도 높은 추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법무법인과 협력해 해당 직원 및 관련인의 부동산과 예금 가압류 등 채권보전 조치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사고금액 최대 회수에 만전을 기울이는 가운데 고객과 지역민의 피해도 발견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조금의 피해도 없도록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건 이후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실시해 전 직원에 대한 윤리의식 교육을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A 씨가 약 15년간 동일한 PF 업무를 담당한 점에서 장기근무자 순환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거액의 입출금 관련 횡령으로 미뤄봐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떨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서 이날 금감원은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작동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존 지적받은 내부통제 구멍도 재조명되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 4월 금감원으로부터 PF대출 건전성 분류, 건설사 신용평가 강화 등과 관련해 경영유의 16건과 개선사항 30건 등의 조치를 받았는데, 이중 징계자에 대한 인사관리, 재산상 이익제공 등 내부통제 등과 관련해서도 주의를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