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유관기관과 협력 제도개선 신속 추진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시세조종과 미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차액결제거래(CFD)가 지목되고 있다.
10일 금감원은 '그간 CFD 리스크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한 설명'이란 제목의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CFD 잠재위험요인에 대한 조기 인지 및 분석 뿐만 아니라 CFD 관련 제도개선 정책 제안 및 자체 감독·검사 업무수행 등 리스크 대응 조치들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 대규모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겸허히 돌아보고, 위·원 공동조사 등을 통해 합동수사팀 수사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제도개선 등 필요사항은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FD는 투자자가 실제 기초자산인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기초자산의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정산받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의 규제를 받고 있으며,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일부 증거금 납입만으로 주식 거래가 가능해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 양도소득세, 지분 공시의무 등 규제 회피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2021년 3월 미국 아케고스 사태가 발생하고 금감원이 10월 신규거래부터 CFD 최저 증거금율을 40%로 올려 레버리지 효과를 최대 2.5배로 낮추는 행정지도를 시행했으며 작년 8월에 이를 1년 더 연장한 상황이다.
이번 대규모 주가폭락 사태는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CFD의 여러 특징이 악용됐다는 분석이 많다.
가장 크게는 CFD와 같은 장외파생상품이 실제 거래자가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다는 점이다. CFD 거래 시 대부분 국내 증권사는 백투백헤지 방식으로 외국계 증권사와 협업해 외국계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에 최종 거래 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로 인해 외국계 증권사 또는 기관으로 수급이 잡힌다.
이와관련 거래소는 2020년 11월 19일 CFD 익명성을 악용한 미공개정보이용,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개연성 및 사례가 적발되고 있어 집중 심리한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었다.
특히 개인은 전문투자자로 등록해야만 CFD 거래가 가능한데, 이번 사태에선 무늬만 전문투자자인 개인이 대거 진입한 것으로 보이고 위험감내 능력도 의문시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2019년 10월 금융위원회가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 요건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시행한 이후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건수는 2019년 3330건에서 2021년 말 2만 4365건으로 2년 만에 약 8배 급증했다.
미국의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장외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조치로 인해 미국 내 거주자 및 미국시민은 CFD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영국과 유럽에서도 올해부터 소매 패키지형 상품 규제가 새로 전면 시행되면서 CFD 위험등급이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돼 판매규제가 강화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금감원 런던사무소가 작년 12월 2일 작성해 올해 2월 1일 금감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FCA, CFD 위험성 안내 및 감독서신 주요 내용' 자료가 있었다는 점도 안타까움을 남기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영국 FCA(금융행위감독청)는 CFD 업계가 전체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작음에도 상당한 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 유명인(셀럽)을 동원한 허위광고나 보증행위, 적은 금액으로 고수익을 강조하는 사기/현혹, FCA 규정의 회피, 미인가 관계회사 활용 등 문제 사례로 파악했다.
또 FCA는 CFD 투자자의 약 80%가 손실을 내는 것으로 분석하고 2020~2021년 중 24개사의 영국 내 CFD 마케팅을 금지하는 등 투자자 대상 CFD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CFD 운영사의 불법·부당행위 단속을 강화했다. 그 결과 FCA는 2021년 중 약 1억파운드(1672억원)의 소비자 피해를 예방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2일 CFD 제도개선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정은 전날 주가조작으로 얻은 부당이득의 최고 2배를 환수하는 내용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이상거래 감시 시스템은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전날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라덕연 대표 등 일당을 전격 체포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