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장애·내부통제 미흡 등 운영리스크 우려
금융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도 유효
"내부통제·기타 위험관리 등 의무 권고해야"
현실적 접근 금융복합그룹 지정 정책제언도
카뱅 개선사항 담은 금감원 문건도 재조명
먹튀 전 시행 윤리강령엔 '주주가치 극대화'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판교 데이터센터 셧다운으로 인한 '온리(only) 카카오 먹통 대란'에 금융당국은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 점검에 나섰고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대표는 금융당국 종합국감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카카오 금융 계열의 내부통제·기타 위험관리 등에 대한 '의무'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진단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석 달 전 공개한 카카오뱅크의 검사결과서에는 운영시스템의 데이터 백업 누락될 우려 등이 언급됐고 카카오페이가 먹튀 사태 수개월전 시행한 윤리강령에는 주주가치 극대화 강령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 먹튀 이어 먹통…카카오 금융의 '운영리스크'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24일 예정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 종합 국정감사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를 추가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 추가 증인 채택에는 로그인과 카카오페이 인증 수신 등의 장애가 발생한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 이석우 대표도 포함됐다.
정무위가 종합국감에 이들을 추가 증인으로 채택한 이유는 지난 15일 카카오 입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셧다운 관련 카카오 금융 서비스 장애 사태 원인과 전자금융감독규정 준수 여부, 당시 대응 이행 상황, 방지대책 등을 묻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카카오페이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 관련 질의는 신원근 대표가 담당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카카오는 지난 8월 1일 기준 공정거래법상 정의에 따른 카카오 기업집단소속인 134개사(카카오 제외 133개)를 가지고 있다. 금융산업 영역에서도 은행·증권·보험 등 종합금융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현 시점에 와선 '금융혁신'을 표방하는 건지 빙자하는 건지에 대한 시각도 분분하다.
카카오는 금융 자회사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전자금융업자인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카카오페이손해보험·KP보험서비스 등 5개를 두고 있다. 이 중 카카오페이는 전자지급결제대행·선불전자지급·직불전자지급·전자고지결제 등 전자금융업무를, 자회사를 통해서 증권·보험업을 영위 중이다.
또한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도 전자금융업 등록 기업이다. 작년 말 기준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자지급결제대행(쇼핑몰운영업체)·선불전자지급업무를, 카카오모빌리티는 전자지급결제대행(전문PG업자)·선불전자지급업무를 각각 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그룹은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주식매수행사권(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던 바 있다. 대한민국 자본시장 역사상 코스피 상장사 경영진들이 한날한시 집단적으로 보유지분을 대량매각한 것은 카카오페이가 여전히 유일하다. 그것도 상장 한 달을 갓 넘긴 시점에서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해당 건의 처분공시는 작년 12월 10일, 처분단가는 20만4017원, 처분방법은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처분주체(물량)는 류영준(469억원)·이진(153억원)·나호열(73억원), 신원근·이지홍·장기주(각 61억원)·전현성·이승효(각 10억원) 등 카카오페이 전·현 경영진 총 8명 및 약 900억원 규모였다.
작년 8월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도 이미 스톡옵션을 행사한 임원들이 수십억원의 연봉을 챙겼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작년 보수 98억원 중 약 90억원은 작년 4분기에 행사한 스톡옵션 행사이익 산정 금액이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 사업보고서에도 정규돈(약 33.9억원), 고정희(약 18.4억원), 김석(약 15.7억원) 등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나타났다.
이어진 카카오톡 등 카카오 먹통 사태다. 금감원은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기반으로 카카오 금융 계열사의 비상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뱅크는 주 전산센터(서울 상암)가 달라 데이터센터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지만, 카카오톡을 통한 1일 100만원 한도의 간편이체 등은 작동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는 주 전산센터가 셧다운 및 셧다운 대비 훈련이 없었던 판교 데이터센터였다. 재해복구(DR)센터로 전환대응이 늦어 사고 익일 오전까지 송금·결제 등이 중단됐다고 알려졌다. 국내·미국주식 매매 및 신용공여업무 등을 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증권도 일부 주 전산센터가 판교 데이터센터였고, 장이 쉬는 주말 사고로 더 큰 참사를 모면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공지사항을 통한 대고객 고지 성실성 등 위기관리 역량 수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순차 복구에도 카카오 금융 장애 서비스·타임라인 등의 모호한 안내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전산사고를 겪고 장애 서비스 유형과 정상화까지 걸린 시간 등을 알기 쉽게 종합 안내한 것과도 대조된다. 삼성증권은 관련 고객들에 회사가 일일이 개별연락하는 대처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고로 대국민 금융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는 카카오 금융 서비스 역시 리스크 개연성이 목격됐다는 견해다. 카카오페이 지난 2분기 IR에 따르면 2분기 총거래액(TPV)은 29조1000억원,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전체 사용자의 58%인 2195만명 규모다. 총거래액은 일간 약 3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사고가) 어떤 측면에선 카카오증권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가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운영리스크를 통해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개연성이 커졌기 때문에 금융복합그룹으로 지정해 내부통제나 기타위험 관리를 기존 금융회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권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내부통제 의무도 기존 은행 대비 느슨하다는 진단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는 기존 은행들은 다 들어가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빠져 있다"며 "금융복합그룹(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 자연히 내부통제 의무가 마련되기 때문에 그런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산 우려 개선·주주가치 극대화 지난 언급
앞서 이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9월 29일 자본시장연구원의 빅테크 금융 관련 정책제언 세미나에서도 빅테크의 IT 기술 이용에 따른 IT 시스템 장애, 내부통제 미흡 등의 운영리스크를 통한 금융인프라 등 금융안정성 위협할 개연성 등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당시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현실적으로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이 비교적 최근에 나온 법이기는 하나 핵심적 금융기능에 대해서는 이미 확실한 정의를 가지고 있어 빅테크에 대한 금융진출을 기존의 규제로써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제언한 바 있다.
이에 이형주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 지정기준이 포괄적임에도 빅테크/핀테크는 아무도 지정이 안 돼 있다"며 "(이유는) 둘 중 하나다. 그 기준이 잘못됐거나 아직까지는 빅테크라고 일컫는 기업들의 금융시스템 리스크 이슈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지 않느냐를 감안하면서 규제를 디자인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복합그룹(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는 자산규모가 크고, 금융사 간 순환출자 등으로 부실위험 전이 가능성이 있는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작년 삼성·미래에셋·교보·현대차·DB에 이허 올해 다우키움까지 총 7개사가 지정됐다. 카카오는 주력인 카카오뱅크 제외 나머지 금융사의 자산총액은 5조원을 넘지 않아 지정 기준미달로 지정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금감원의 지난 7월 25일 카카오뱅크 경영유의사항 등 공개안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해당 문건은 카카오뱅크의 재해복구(DR)시스템·전산백업 운영 실태 등에 관한 내용을 비롯해 업무 연속성 계획(BCP·비즈니스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의 실효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개선사항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운영시스템의 데이터 백업이 누락될 우려'가 있고, 주 전산센터(서울 마포) 마비에 대비해 총 728개 단위 업무 중 155개 핵심업무를 선정해 운영 중이지만 핵심업무 지정의 적정성이나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필요성 등을 점검하는 절차는 마련하지 않았다는 금감원의 지적을 받았다.
업무 연속성 계획도 카카오뱅크는 DR센터(경기 분당)도 핵심업무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신용대출, 햇살론, 휴면예금찾기 등 일부 주요 업무 관련 대외기관과의 통신망이 재해복구센터에 구성되지 않아 주 전산센터 재해 발생 시 은행의 일부 핵심업무 중단에 대한 우려가 지적됐다.
한편 금융산업은 시스템 안정성 등을 고려해 준수해야 할 규제강도가 높다. 한편으로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일부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전문가들을 비롯한 금융권의 논지는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금융사 모두의 금융혁신을 규제로 저해하라는 것이 아니다. 기존 규제차익이 해소돼야 하고, 책임감도 좀 더 요구된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먹튀 사태 이전인 작년 6월 23일 시행한 윤리강령을 통해 제1절 기본원칙으로 제3조(신의성실), 제8조 주주가치 극대화 등을 규정하고 있었다. 제8조는 회사와 크루(임직원)는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투명한 경영활동을 통해 주주와 기타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그룹은 경영진이 10~20억원 연봉만 받아도 성과나 근속연수 따지지 않고 일단 난리가 난다"며 "아무리 스톡옵션이고 제 살길 찾는다지만 일찌감치 팔아치운 것이 회사의 발전과는 관계가 없고 결국 다 배신감 느꼈을 주주들 돈이다. 공모주 청약 전 기자간담회까지 하고 상장해 욕심 채운 건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다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