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객 효과 높여라“… 미술품 파는 백화점
“집객 효과 높여라“… 미술품 파는 백화점
  • 이시아 기자
  • 승인 2021.06.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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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시장 경매 최고 낙찰률, 갤러리 역대급 판매 실적 등 기록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미술품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적극적인 영감을 제공하기 위해 30년 이상의 갤러리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미술품 판매 전시의 장을 펼친다고 28일 밝혔다. (사진=롯데백화점)

[화이트페이퍼=이시아 기자] 백화점들이 고객 유입을 위해 미술 콘텐츠 강화에 힘 쏟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된 가운데 문화적 만족감을 충족시켜 고객을 유입하는 것은 물론 예술 인프라와 공간을 활용해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 ‘전시장+판매장’미술관 된 백화점

롯데백화점은 미술품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적극적인 영감을 제공하기 위해 30년 이상의 갤러리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미술품 판매 전시의 장을 펼친다고 28일 밝혔다. 

우선 전시 중심으로 운영했던 오프라인 갤러리를 전시 및 상시 판매 공간으로 새롭게 꾸미고, 프리미엄 판매전인 ‘아트 롯데’를 연 2회 정례화해 고객에게 고가의 작품부터 신진 작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동시 공략을 위해 디지털 갤러리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앱 내 온라인 갤러리관을 별도로 오픈해 금액대별·테마별 작품을 비대면으로 상담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를 위해 갤러리를 전담하는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고 연내 전문 인력을 추가 채용한다.

이번 전시에선 현재 미술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이우환·박서보·김창열·윤형근·하종현·정상화 등 대가들의 마스터피스 60여 점을 소개한다. 대표 작품은 이우환의 동풍·다이얼로그 시리즈, 박서보의 묘법시리즈, 김창열의 물방울 등이다. 단순히 여러 작가 작품을 한데 모은 게 아닌 작가 예술 성향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대표 작품을 골고루 준비해 흥미를 높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트는 최근 백화점이 중요하게 여기는 경험 요소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고객에게 적극적인 영감과 힐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갤러리, 아트 마케팅이 백화점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질 높은 예술 콘텐츠 발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강남점 11층 옥상정원과 신세계백화점 앱에서 ‘이머징 아티스트 위드 신세계’라는 이름으로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 및 판매했다.

신진 예술가를 위한 상생 플랫폼으로 기획해 박기복, 조용익, 이시, 신채훈, 이용은, 이채현, 지현정, 류영봉, 장영은, 장정후, 김미숙, 박소희, 양종용 등 젊은 예술가들이 참여했다.

올 3~4월에는 직영으로 본점 최초로 아트페어를 기획했다. 아트슈머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본관 3층과 4층 명품 매장 사이 아트월에서는 블라섬 아트페어를 열고 김창열, 백남준, 이우환, 줄리안 오피 등 유명 작가의 작품 약 200여 점을 전시하고 판매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9월 강남점 3층 명품 공간을 리뉴얼해 미술품 120여점을 전시·판매했다. 매장에는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해 있어 고객들에게 미술품에 대한 설명과 구매까지 도왔다.

그 결과 신세계백화점 3층 매출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수혜를 누렸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4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강남점 3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1% 신장했다. 미술품 전시로 3층 매출도 덩달아 수혜를 입은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올 3~4월 한 달 간 판교점에 예술 작품 전시 ‘판교 아트 뮤지엄’을 열었다. 1층 열린 광장과 10층 토파즈홀에는 국내외 작가 40여명의 작품 150여 점을 선보였고 누구나 편하게 작품을 감상하고 판매하기도 했다.

■ 미술작품으로 공략하는 소비자 지갑

백화점업계가 아트 비즈니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미술품 시장의 호황과도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 올해 미술품 시장은 경매 최고 낙찰률, 갤러리 역대급 판매 실적, 작품 최고가 낙찰 등을 연이어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지난 22일 강남센터에서 열린 제161회 미술품 경매는 낙찰총액 약 243억원, 낙찰률 87%를 기록했다. 낙찰총액 243억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매 중 최고액을 기록했다.

먼저 시중 자금이 미술시장으로 몰린 이유로 부동산보다 유리한 세금을 꼽을 수 있다. 최근 각종 규제로 부동산 거래가 부담스러워진 데 반해 미술시장이 상대적으로 세금이 유리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품은 부동산처럼 취득세와 보유세가 없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특징이 있다.

또 컬렉터들의 범위가 한층 넓어지고 젊어진 것도 영향을 준다. 온라인 경매 확대로 문턱이 낮아졌고 아트페어가 대중화되며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미술품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모습이다. ​

아울러 집이라는 공간의 중요성이 커진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집이 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전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되며, 미술품은 이제 일상 공간을 장식하는 것을 넘어서 ‘나’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요소로까지 자리 잡게 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술품이 일반인의 재테크 수단으로 떠올랐다“며 “과거에는 미술품 가격이 비싸 소수의 수집가나 자산가가 주요 소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등이 활성화되면서 소비층이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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