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번지는 ‘작은 집’ 매수세…10건 중 3건 서울에서 샀다
전국에 번지는 ‘작은 집’ 매수세…10건 중 3건 서울에서 샀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2.24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10 대책 피해간 중소형 주택, 거래량 폭등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폭 확대…지방 감소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 세종 59% 최대…과천 마이너스 기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이달 들어 전국 아파트값이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가운데 지난 8월부터 시행된 7·10 부동산 대책의 허점을 노린 저가 주택 매수세가 전국에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는 외지인의 비중 또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매입자가 전체 외지인 거래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했다.

■ 7·10 대책 틈새 노려라…중소형 주택 매수세 폭등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7·10 대책은 다주택자 세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3주택까지 4%에 그쳤던 취득세를 2주택자 8%, 3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법인에는 12%를 부과한다.

하지만 공시가격이 1억원에 못 미치는 주택은 이 같은 중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취득세율은 1.1%다. 정부는 당시 이들 주택은 투기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중과 대상에서 뺐다. 그러자 10월 이후 전용면적 50㎡ 전후의 저가 매물들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찍어내는 듯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맹점이 드러난 셈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이 같은 지방세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 8월 이후 41~60㎡ 주택형은 전국에서 거래량이 39.7% 급감했지만, 이후 10월과 11월 들어 각각 3만251건, 3만7435건으로 나타나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부산의 거래량 폭등이 두드러졌다. 부산은 취득세 중과세 적용 이전인 7월 3377건을 기록했던 41~60㎡ 주택 거래량이 8월 잠시 1818건으로 나타나 주춤했지만, 이내 늘어나기 시작해 11월에는 6168건을 기록했다. 8월 대비 3배 넘게 폭증한 모습이다.

경기와 경남에서의 증가세도 돋보인다. 경기는 8월(7043건) 대비 11월(8290건)의 거래량이 1247건 증가해 17.7%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 가운데 고양의 거래량 상승세가 돋보였는데 이 지역은 515건에 그쳤던 8월 거래량이 11월에는 735건까지 증가했다.

경남은 8월 1218건을 기록한 주택 거래량이 11월에는 3182건으로 161%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는 창원의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창원은 349건에 그쳤던 8월 대비 11월 거래량은 1366건을 기록해 4배 가까운 상승 폭을 보였다. 창원은 지난 18일 성산구가 조정대상지역에 추가 지정되고 의창구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였다.

경북은 거래량이 8월(1043건)에 비해 11월(1969건) 2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이 지역에서 경주는 7월에 105건에 그쳤던 거래량이 11월 395건으로 불어났다.

천안은 이 기간 주택 거래량이 두 배 이상 올랐다. 지난 6월과 7월 각각 767건, 785건을 기록한 이 곳은 8월 311건으로 크게 하락했지만 11월 721건으로 다시 700건대로 올라선 모습이다.

■ 서울 중소형 거래는 줄어…외지인 주택 매매 증가세

서울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7월(9253건) 고점을 찍은 41~60㎡ 주택형 거래량은 8월(4985건), 9월(3856건), 10월(3779건) 순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면서 지난달에는 3500건대를 기록했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가 더해짐에 따라 서울에서 빠져나온 주택 매수세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중소형 아파트의 거래량이 폭증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외지인의 주택 매입 또한 상승세다. 매수한 주택의 지역(시·도) 외에서 거주하는 이들이 전국에서 체결한 거래 수는 6월 2만7553건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9월 1만3625건으로 크게 줄었지만, 이내 반등해 11월 다시 2만1000건대로 올라탔다. 이 가운데 서울에 거주하는 이들이 맺은 거래는 7248건으로 나타나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황관석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아파트 매매 거래 중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거래의 비중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2013년 이후 확대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울의 경우 동일 시군구 내 거래 비중은 2013년 58.1%에서 2019년 43.7%로 14.4%포인트 감소한 반면, 관할 시·도 외의 경우 같은 기간 15.6%에서 21.9%로 6.3%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22%로 지난주(0.20%)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0.04%→0.05%)도 오름폭을 확대한 모습이다. 지방(0.38%→0.37%)은 감소했다.

전셋값은 혼조세를 보였다. 수도권(0.24%→0.23%)은 상승 폭이 줄어든 반면, 서울(0.14%→0.14%)은 유지했다. 지방(0.36%→0.37%)은 확대됐다.

21일 기준으로 올해 집계된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이 가장 큰 지역은 경기 구리로 집계됐다. 이 지역은 지난해 4.39%의 변동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0.39%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는 구로구가 2.56%로 나타나 가장 높은 변동률을 나타냈으며 서초구가 -1.74%로 최하위 변동률을 기록했다. 전셋값은 전국에서 세종이 59.06%로 가장 높은 변동률을 보였다. 경기 과천은 -5.74%로 아파트값 변동 폭이 가장 낮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