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자가주택 피력했지만…인성 논란에 실언 얼룩진 변창흠 청문회
공공자가주택 피력했지만…인성 논란에 실언 얼룩진 변창흠 청문회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0.12.2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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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에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주택 공급"
"여성은 화장 때문에 아침 식사 조심스러워 해"…성인지 감수성 지적
정의당, 변 후보자 '데스노트'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구의역 김 군 사망 사고 비하와 '못사는 사람들' 발언으로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뭇매를 맞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됐다.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24일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14시간여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서 변 후보자는 서울 도심 주택 공급 방안과 공공자가주택 확대 등 공공부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앞서 불거진 인성 논란을 두고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성인지 감수성 부족 문제까지 드러나면서 위원장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 "3기 신도시에 공공자가주택 공급…부동산분석원 설치 필요"

변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를 사과로 시작했다. 그는 이날 역세권 등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설명하면서 공공기관 등 개발자가 토지를 좀 더 쉽게 확보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변 후보자는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빌라밀집지역 등 저밀개발 지역의 규제 완화를 통해 고밀개발해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지구를 지정해서 그 지구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 (토지주) 동의를 받으면 나머지 토지를 확보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니면 이와 관련한 특별법을 설정하거나 기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규정을 일부 바꿔 역세권인 경우에는 (동의) 조건이 낮더라도 적용하는 방안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개발 이익은 가옥주, 토지주, 세입자, 지역사회, 공공디벨로퍼가 공유하는 방식으로 그 적정 비율에 합의한다면 역세권이나 저층주거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층주거지의 경우 현 상태에서는 50년이 지나도 움직일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이들 지역에서 합의를 통해 집단적 정비를 해야 하지만, 그 주체가 없다. 인센티브를 더 많이 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국회가) 지원해주면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구의역 사고'와 관련한 과거 자신의 발언에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 후보자는 또 참여정부 때 도입했던 환매조건주부택은 분양 가격이 일반 분양과 차이가 없어서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회에서 특별법을 만들어주시면 환매조건부 등 공공자가주택을 시세의 60%나 절반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변 후보자는 공공자가주택을 3기 신도시 등에 공급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공공자가주택은 환매조건부,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변 후보자는 "공공자가주택은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중간 형태로 시세의 반값 정도, 즉 전세 가격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주택"이라고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 후보자는 이 외에도 부동산거래분석원의 조속한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의 조직(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확대해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라도 인력을 긴급 투입해 의심 사례, 투기 사례 등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 "女, 화장 때문에 아침 식사 꺼려"…정의당, '부적격' 당론 채택

한편 변 후보자는 이날 "우리나라 문화는 서로 모르는 사람하고 아침을 먹지 않는다"면서 "여성인 경우에 화장이라든지 이런 것들 때문에 아침을 같이 먹는 건 아주 조심스러워한다"고 말해 또다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는 변 후보자가 서울토지주택공사(SH) 사장에 재직하던 시절 셰어하우스 입주자와 관련,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서 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느냐"라고 언급한 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입주자들이 아침을 나눠 먹을 수 있을 사람들을 선정하는 프로그램도 같이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무조건 아침을 사 먹는 형태로 설계하면 곤란하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과거 언행 문제가 이어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스스로 '인성 문제'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변 후보자는 지난 2016년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사망한 구의역 김 군 사고를 두고 "걔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단초가 돼 인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 먹지 미쳤다고 사 먹겠냐"라고 한 막말이 희의록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변 후보자는 이 외에도 SH 사장 당시 채용한 1급 이상 고위직 9명 중 7명을 동문과 지인으로 채워 낙하산 인사의 중심에 있다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 직원의 정치 성향을 분석하거나 LH 사장 시절 지인들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은 이날 변 후보자를 낙마 리스트(데스노트)에 올렸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부적격'으로 당론을 정하면서다.

국회 국토위 소속이자 청문위원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정의당은 청문회 과정과 국민의 뜻을 종합해서 변창흠에 대해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그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저급한 인식과 노동 인권 감수성 결여는 국민 정서와도 크게 괴리된다. 이는 국토부 장관으로서 치명적인 결격사유"라고 강조했다.

앞서 심 의원은 청문회 날 “(구의역) 김 군이 실수로 죽었습니까”라고 변 후보자에게 물으면서 “(김 군의 유족은) ‘본인의 실수로, 부주의로 죽었다’, 바로 후보자가 말한 인식이 내 아들을 죽이고, 내 삶까지 빼앗아갔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처참하게 아들을 빼앗겼는데 지금 정치도, 기업도 달라진 게 없다. 어제, 오늘, 내일도 처참한 죽음의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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